▣경상남도 함양군 삼정산(영원사 - 상무주암 - 실상사) 종주산행▣
◎ 산행일시 : 2021년 10월 02일 (토요일)
◎ 산행위치 :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 산행구간 : 삼정리(음정마을) - 도솔암(兜率庵) - 영원사(靈源寺) - 삼정산(三丁山, 1.225m)
상무주암(上無住庵) - 문수암(文殊庵) - 삼불사(三佛寺) - 약수암(藥水庵) - 실상사(實相寺)
◎ 산행거리 : 음정마을 ~ 4.3Km ~ 도솔암 ~ 1.7Km ~ 영원사 ~ 2.7Km ~ 삼정산 ~ 0.4Km
상무주암 ~ 1.3Km ~ 문수암 ~ 1.0Km ~ 삼불사 ~ 3.0Km ~ 약수암 ~ 1.6Km ~ 실상사
도보거리 = 약 16.2Km 실제도보거리 = 약 16.5Km
◎ 산행인원 : 울~몽실님과 함께 ◎ 산행시간 : 06 : 55 ~ 16 : 35 (09시간 40분) ◎ 날씨 : 흐림후 맑음
◐ 웅장한 지리산 최고의 조망대 칠암자 순례길 삼정산 산행이란? ◑
지리산 남쪽의 삼신봉이 남릉을 볼 수 있다면, 삼정산은 북쪽에서 북릉의 장쾌함을 조망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산이다
함양군지에 삼정산(三丁山)으로 되어 있으나,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삼정산(三政山)이라고 표기되어 있으며~
함양 마천면 삼정리에서 산행을 시작해 도솔암, 영원사, 상무주암, 문수암, 삼불사, 약수암, 실상사로 이어진 순례길이다
지리산은 왕실과 귀족의 무대가 아니라 지방 호족과 민초들의 터전으로 면면히 세월을 이겨내왔다
산세가 험해 수행을 위한 은둔의 땅이기도 했지만, 민란 세력이나 의병 혹은 화전민이나
유민들까지 저항과 생존을 위해 굽이굽이 이어진 지리산 능선 아래로 모여들었던 것이며
지리산(智異山)은 불교적 깨달음의 공간이 되는 동시에 우리의 역사와 문화까지 품는 민족의 산이다
<삼정산의 일곱 개 암자를 산행하는데 이를 "칠암자 순례길"이라고 통칭한다>
칠암자란 지리산을 바라보면서 아득한 외딴길에서 그윽한 향기를 품고 있는 암자를 순례하는 길이다
까마득한 벼랑에 들어선 암자 다섯 곳과 그윽한 절집 두 곳을 한걸음에 다 둘러볼 수 있으며
순례길은 도솔암, 영원사, 상무주암, 문수암, 삼불사, 약수암을 거쳐 남원 실상사로 이어지며
지리산국립공원 중부능선에 속한 삼정산의 어깨를 오르락 내리락 걷는 길을 "칠암자순례길"이라 한다
***** 경남 함양군 삼정산(三丁山) 칠암자 순례길 산행안내도 *****
삼정산(三丁山, 1.225m)은 경남 함양군 마천면과 전북 남원시 산내면에 있는 산이다
지리산 중북부 능선의 삼정산은 하정, 음정, 양정이란 이름에서 유래했으며
삼정산을 중심으로 칠암자를 걷는 코스를 일명 "칠암자순례길"이라 부르며
도시의 찌든 삶에 지친 현대인들이 마음에 평온을 찾아 암자를 순례하는 이유일 것이다
칠암자 순레길은 삼정산 자락의 산허리에 점점이 박혀있는 일곱 개의 암자를 이어간 산길이다
암자의 규모로 엄격히 따져보면, 3사(寺) 4암(庵)이지만, 깊은 산에 숨은 듯 고즈녁한
분위기를 강조해서 칠암자 길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여 이제 거의 고유명사가 되었으며
도솔암은 부처님 오신 날에만 암자를 개방하는 구역에 있으므로 평소에는 육암자 길이라 한다
산(山)은 가람이다, 고요함과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 계곡 숲 바위가 사찰이다
유네스코가 한국 산사의 가치를 눈여겨 보고 인류 유산으로 지정 하였으며~
절이 있어 산이 더욱 빛나고 거스리지 않고 산(山)은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내어준다
<삼정리를 대표하는 것은 "칠암자 순례길"이라 부르는 산길이다>
지리산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였던 마천면 삼정리는 최근 들어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삼정리 음정마을에 자연휴양림이 생기고. 벽소령을 오르는 사람들이 찾게 되고~
또한 지리산 중북부능선 삼정산 자락에 일곱 개 암자를 잇는 산길이 생기면서 부터이다
<칠암자 순례길은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 음정마을에서 출발한다>
지리산은 민족의 영산이라 하여 금강산, 한라산과 함께 신선이 살던 삼신산이라 불린다
백두대간 산맥이 뻗어 내려왔다고 하여 일명 두류산이라고도 불리고 있으며
벽소령은 지리산 십경중에 하나로 <달밤이면 푸른 숲 위로 떠 오르는 달빛이
희고 맑아서 더욱 푸르게 보인다>고 하여 푸를 벽(碧), 밤 소(宵)를 써서 벽소령이라 한다
실학자 이중한 선생은 택리지에서 벽소령은 최고의 경승지라고 기록한바 있다
벽소령은 예로부터 함양 등의 내륙에서 생산되는 곡식, 곶감, 목기 등과
하동, 남해 일대에서 생산되는 소금, 생선 등을 지고 이동하는 길의 요충로이다
지리산 삼정산 아래에 양정, 음정, 하정마을를 합하여 삼정리라 하였다
이곳 삼거리에서 음정마을 휴양림과 비리내 골은 좌측에 있으며~
칠암자 순례길은 우측의 벽소령 작전도로를 따라 올라가면서 시작한다
<음정(陰丁)마을은 전설에 의하면 음지말 남쪽 골짜기를 비리내 골 이라 한다>
옛날 선녀가 지상에 내려와 나뭇꾼과 살다가 날개옷을 찾은뒤 남편과 자식을 두고 날개옷을 입고 하늘로 올라갔다
그 남편과 아들이 하도 원통하여 눈물을 흘려서 비리내 골이 만들어졌으며, 그 자리가 바위로 변하였는데~
벽소령에는 부자(父子)바위가 있으며, 지금의 비리내 골에는 자연휴양림이 들어서 유명한 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다
높이 올라갈수록 안개는 짙게 드리워져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다
작전도로를 따라 조금 올라와 좌측 지름길로 올라섰으며~
우측으로 이어진 작전도로는 벽소령대피소까지 6.7km의 거리이다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은 길을 통해서 삶을 배우는 묵언수행의 길이다
어제 내린 비는 미세먼지 가득한 대지를 깨끗하게 씻어 주었으며~
오늘은 비 갠 뒤의 맑고 신선함으로 몸이 날아갈 듯이 가벼운 마음이다
<넓고 골이 깊은 지리산은 수많은 사찰과 암자를 품고 있다>
속세를 벗어나 깊은 지리산속에 은거한 암자는 줄잡아서 50여 곳에 이른다
신도와 등산객들이 특정한 암자 구간을 걸어가는 순례길이 있는데~
이른바 세 개의 사찰과 네 개의 암자를 이름하여 <칠암자 순례길>이라 한다
<음정마을에서 지름길의 산길로 다시 벽소령작전도로에 올라선다>
무장공비를 소탕하는 군사적인 목적으로 1969년부터 1972년 10월에 걸쳐 개설하였다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 음정마을과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 삼정마을을 잇는 길이며~
지리산 주릉선을 남북으로 관통하며 벽소령을 지나가는 지방도 제1023호선이기도 하다
이 벽소령작전도로는 삼정산 칠암자 순례길의 도솔암을 오르는 시작이다
지리산 삼사(三寺) 순례만 하여도 무병장수에 극락왕생이라는데~
오늘 우리가 칠암자를 종주한다면 극락왕생은 예약을 한셈이 아니겠는가!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에서 첫번째 만나는 암자는 도솔암이다
도솔암은 일 년에 딱 한번 개방하는 비법정 탐방로인데~
우리는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갔었지만 다행이 걸리지 않았다
<바리게이트 이후 차량 통행은 불가하다>
앞쪽 곰이 지키고 있는 표지판에서 우측이 도솔암의 들머리이다
그러니까 도솔암가는 등로는 비접정 탐방로라는 것이며
잘 모르고 올랐다가 걸리면 꽤 많은 벌금을 물어야 한다
단 일 년에 딱 하루 부처님오신날만 탐방로가 개방이 된다고 한다
곰이 출현하오니 돌아가라는 경고문을 뒤로하고 산속으로 들어선다
오지암자로 가는 길이 제대로 있을까하고 의구심이 있었지만~
희미한 산길은 아주 옛날부터 누군가 다닌 것처럼 넉넉하고 또렸했다
칠암자 순례길 중에서 첫 관문인 도솔암은 해발 고도가 1200m에 이른다
산길이란 아이가 사탕을 빨듯 음미하면서 걸어야만 제 맛이 나는데~
바로 도솔암으로 가는 길이 가진 단맛을 맛보면서 오르기에 참 좋은 길이다
고도가 높은 산속 숲길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빽빽하다
새소리를 들으면서 청정한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속이 저절로 정화가 되는 것처럼 마음이 평온해진다
숨이 깔딱 넘어갈 즈음 쭉쭉뻗은 편백나무 좌측으로 사립문이 보인다
도솔암은 일반인들이 출입할 수 없는 안거(安居)의 수행처이며~
안거(安居)는 출가한 승려들이 외출을 금하고 수행하는 제도를 말한다
<사립문을 들어서면 만나는 도솔암의 해우소이다>
도솔암의 해우소는 지리산 천왕봉을 배경으로 멋스럽게 보인다
해우소는 바로 앞에는 편백나무 숲이 조성되어 있었는데~
바람이 지나가면 편백향의 향기가 해수소를 가득 매울것 같았다
돌계단을 오르면서 그토록 와보고 싶었던 도솔암(兜率庵)과 마주한다
산이 병풍을 두르듯이 감싸고 있어서 그야말로 명당이었으며~
힘들게 걸어온 다음 만나는 도솔암은 솔바람 향이 온몸을 파고 들었다
도솔암(兜率庵, 1165m)은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영원봉 자락에 있다
하늘과 가까운 곳에 어떻게 이처럼 넓은 마당이 있을 수 있는지~
법당에 절을 올리고 안쪽으로 가니 스님이 어디서 왔냐며 반갑게 맞아준다
"스님께서 어디서 왔느냐 물었고? 멀리서 왔습니다"
자연스럽게 한동안 대화는 이어졌으며
이곳에선 천왕봉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이렇게 지리산 능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절은 드뭅니다
<도솔암 마당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천왕봉 풍경이다>
금대암에서 바라보는 천왕봉과 지리능선이 <천하제일>이라 하였다
우리가 금대암에서 바라보았던 풍경은 장엄하고 화려하다면~
이곳 도솔암에서 바라본 지리주능선은 안온하고 평안하기 그지없었다
스님의 손가락을 따라서 지리능선을 더듬듯이 한동안 살펴 보았다
천왕봉에서 시작하여 제석봉, 저기 잘록한 곳이 장터목이고~
오른쪽으로 세석. 맞습니다. 세석 왼쪽에 삐죽 솟은 것이 촛대봉입니다
약수터의 귕소(沼)에 떨어진 나뭇잎 하나가 내마음을 움직인다
길이 멀고 더울까봐서 생수도 2병이나 짊어지고 왔는데~
물맛이 좋은 약수터가 있어서 가져온 물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마당엔 멋스럽지 않은 탑이 두 개 세워져 있다>
도솔암은 사명대사의 법제자인 청매 스님이 머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 마천면에서 함양읍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이 오도령인데~
청매조사가 이 고개를 오르내리면서 득도하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작은 텃밭의 소박함과 한켠의 장독대를 바라보니 편안함이 느껴졌다
도솔암(1165m)은 지리산 북쪽 능선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고~
웅장한 소나무가 든든하게 뒤를 버티고 있으면서 아늑하고 넉넉했다
천왕봉을 향해 두손을 합장하고 도솔암을 나와 영원사로 향한다
마음을 비우고 날이 저물어지면 한 암자에서 하룻밤을 보내도 좋을 것이다
바람이 불면 바람 부는 방향으로, 꽃이 피면 꽃이 피는 길을 따라서
그렇게 해찰하듯 걷고 싶은 이 길을 사람들은 <칠암자 순례길>이라 부른다
영원사로 내려가는 길에 계곡 물소리가 청량하게 들린다
마치 부처님의 목탁소리처럼 또록또록 들렸으며~
완전 너덜지대라서 올라갈 때보다 내려오는 길이 더 힘들다
<청량한 계곡 물소리에 어느새 영원사가는 도로에 올라선다>
일반적으로 산행객들은 영원사에서 시작하여 실상사로 종주하는 코스를 선택한다
사실상은 비법정 탐방로인 도솔암을 빼고나면 육암자 순례길이 되는데~
육암자면 무슨 상관이랴! 순례길을 걷는 목적이 숫자의 정복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양정마을에서 차량으로 영원사표지석이 있는 곳까지 올라올 수가 있다
차 한대 겨우 지나갈 만큼 급경사의 오르막길이 쉽지 않으며~
빗기재에서 좌측 영원봉을 거쳐 도솔암으로 돌아오는 산행도 가능하다
<영원사 오름길이 마치 인생길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입곱 암자를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하루종일 걸어도 모자랄 판이다
하지만 도시에서 찌든 번뇌에서 생긴 병을 씻어낼 수만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렌턴에 불을 밝히고 밤을 세워서라도 걷고 싶을 것이다
<이중환은 조선 중기의 학자로 풍수학에 조예가 깊은 인물이다>
"택리지"에서 영원동, 둔자사, 유점촌을 남사고가 <복지>라 하였다고 적고 있다
이렇듯 영원사는 풍수적으로 빼어난 땅으로 수행하기에 좋은 절이었으며~
예나 지금이나 한눈에 봐도 영원사가 앉은 자리는 아늑하고 푸근하기 이를데 없다
<영원사(靈源寺)는 해발 895m에 위치해 있다>
영원사 법당앞의 편액에는 두류선림(頭流禪林)이라 적혀 있었다
지리산은 조선시대까지는 두류산(頭流山)이라 불렀으며~
영원사가 지리산 내에서 가장 큰 사찰이었으니 당연하게 보인다
바람이 불어오자 처마밑에서 풍경소리가 우리가 왔음을 알려준다
스님들이 수행하는 곳이기에 발소리도 조심조심 다녔으며~
한눈에 보아도 영원사가 자리잡은 곳은 아늑하고 포근하게 보였다
영원사(靈源寺)는 전망이 좋고 햇빛이 가득한 양지바른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먼저 두류선림(頭流禪林)이란 편액이 걸린 대웅전이 객을 맞았으며~
사찰 입구는 좁지만 탁 트인 공간을 바라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을 받는다
영원사의 유래는 옛날 조사 영원이 이 암자에 주석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만수동 가장 깊은 근원에 있다하여 영원암이라 하였다는 설도 있으며~
부용, 청허, 청매 세 분이 득도하여 영원암의 이름이 더욱 드러났다고 전해진다
영원사(靈源寺)는 삼정산과 영원봉의 산줄기가 날개를 펼친듯이 감싸고 있었다
앞쪽으로는 웅장한 지리능선이 한 폭의 그림처럼 손에 잡힐 듯 하였으며~
옛 선인들은 만겹의 봉우리를 보면서 제일의 절이었다고 영원사를 묘사하고 있다
영원사(靈源寺)가 창건 된 이후로 수많은 고승들이 수행하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 불교의 맥을 이어온 서산, 청매, 사명, 지안, 스님 등 109명의
고승들이 안거(安居)의 수도처로 이용하였으며, 현재는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이다
일제강점기에만 해도 100여 칸의 건물이 있을만큼 제법 큰 사찰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전각 몇 채가 전부이지만, 풍경만큼은 넉넉하고 평온 하였으며~
이곳을 찾은 옛 선현들의 눈에도 영원사는 산중의 깊고 고요한 암자였던 것 같다
유몽인보다 앞선 1580년(선조 13) 4월 6일에 영원암을 찾은 사람이 있다
변사정도 <유두류록>에서 산이 깊어 세속과는 단절이 되었는데~
푸른 회나무와 초록 단풍이 비단을 펼친 듯 사람을 가로막고 있었다고 하였다
어쩌면 영원사는 칠암자 순례길의 베이스캠프 역활을 하는 곳이다
도솔암의 등산로가 비법정 탐방로 구역인 탓도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영원사에서 시작하여 실상사로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영원사 뒷쪽에 있는 사립문에서 오르면 상무주암 가는 길이다
이곳의 영원사에서 상무주암까지는 1.8km의 거리인데~
칠암자 순례길 구간 중에서 빗기재 오르막이 가장 힘이 들었다
빗기재 오름길은 아름드리 수목들이 원시림을 장식하고 있었다
양팔을 벌려 세 사람이 이어도 잡지 못할 거목이었으며~
다양한 수목이 울울창창한 고즈넉한 분위기는 묵언수행의 길이다
<길이란 도착지가 금방 나타난다면 얼마나 싱겁겠는가!>
도솔암에서 실상사까지 칠암자를 순례하는 당일 코스는 건각이 아니라면 힘들다
하루 만에 자신을 찾아가는 일곱 개의 암자를 둘러볼 수는 있겠으나
사색과 순례가 목적인 길에서 속도를 다투는 세속의 시간으로 무리할 필요는 없다
<영원령(빗기재)은 영원사와 빗기골을 잇는 고개이다>
우측으로는 삼정산 정상 아래의 벼랑끝에 달려있는 상무주암 가는 길이다
좌측은 영원봉을 넘어서 와온카페에서 지리산 조망이 일품이며~
또한 와온카폐를 넘어 삼각고지를 거쳐 연화천대피소와 벽소령대피소로 연결된다
<빗기재에서 한차례 밀어 올리면 편안한 능선길이다>
한국의 사찰은 산(山)이 어머니의 고향이다, 바로 그런 산(山)이 지리산이다
지리산은 삶이 지칠 때 어머니의 품처럼 아늑하게 품어주는 산이며~
그래서 누구나 한번쯤 찾아가 휴식을 취하면서 마음을 치유하고 싶은 곳이다
나무사이로 보이는 영원봉과 삼각고지를 보면서 잠시 쉬어간다
너르방에는 소원을 비는 바위돌들이 올려져 있었으며~
솔나무 가지위에서는 다람쥐가 우리의 눈치를 보면서 깐죽 거린다
상무주암 가는 능선은 살랑대는 가을바람이 흘렀던 땀방울을 식혀준다
고려 보조국사 지눌은 2년동안 이 길을 얼마나 많이 다녔을까요~
아마도 이 길을 걸으면서 크게 깨달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코를 땅에 박고 오르면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얼굴을 내밀고 반긴다
하나를 보고 나면 또 다른 어여쁜 녀석이 눈에 들어오는데~
여태껏 우리가 꽃길을 걷고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걸어가고 있었다
쓰러진 고목나무에서 보면 지리산 천황봉을 한눈에 볼 수가 있다
가운데에 지리산 천왕봉이 구름모자를 둘러쓰고 있으며~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에서 우리에게 주는 귀한 선물처럼 느껴진다
<이곳이 삼정산과 상무주암의 갈림길이다>
삼정산과 상무주암 갈림길에서 삼정산은 그냥 지나치기 쉬웁다
이곳에서 우측 아래로 상무주암이 지척에 가까이 있으며~
삼정산을 올랐다가 정상을 밟고 되돌아와 상무주암으로 가야한다
삼정산을 오르는 입구에는 출입금지 표지판이 발목을 붙잡는다
그렇다고 이곳까지 와서 삼정산을 그냥 지나칠 수 없기에~
300m거리에 있는 삼정산을 향해 금줄을 넘어 꾸역꾸역 올라간다
바위암 조망대에서 남녘의 어머니 산이라 불리는 지리산이 한눈에 조망된다
천왕봉에서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지리능선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으며~
3개도 5개군에 걸쳐 있는 지리산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을 품어 왔었는가!
<삼봉산 오름길에 있는 헬기장의 보도불럭이 선명하다>
옛날부터 왕들이 영험스런 지리산을 성역으로 숭배하여 온 것이 우리의 민족이다
그래서 지리산은 모든 산꾼들이 모산으로 여기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며~
너무 거창하지만 동경의 대상이라 하여 늘 가고 싶은 명산임에는 이견이 없으리라
삼정산은 성삼재→천왕봉 종주코스 중간지점 삼각고지에서 분기한다
북쪽으로 이어진 산줄기가 영원봉을 거쳐 6km지점에 있으며~
삼정산 칠암자 순례길의 의미는 자연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는 길이다
삼정산은 지리산내에 있는 봉우리이면서 봉(峰)이 아닌 산(山)으로 기록되어 있다
지리산 주능선에 솟아 있는 봉우리를 통상적으로 "봉"이라 부르고 있는데~
만복대에서 북동쪽으로 뻗은 세걸산, 덕두산과 이곳 삼정산이 "산"자를 달고 있다
삼정산(三丁山, 1.225m)은 경남 함양군 마천면과 전북 남원시 산내면 경계의 산이다
산 이름은 산기슭에 있는 하정,음정,양정이란 세 마을의 이름에서 유래했으며~
뱀사골 동쪽의 산록에 있는 만수천(川)과 덕전천의 분수계를 이루는 봉우리이기도 하다
<삼정산은 많은 고찰 고승의 자취가 깃들어 정승이 나온다고 한다>
산세가 부드럽고 곳곳에 기암과 고사목 그리고 노송들이 어우러져 경관이 빼어나다
삼정산 산자락 기슭의 9부능선에는 일곱 개의 암자가 자리를 잡고 있으며~
도솔암, 영원사, 상무주암, 문수암, 삼불사, 약수암, 실상사가 차례로 모습을 들어낸다
<삼정산 정상은 아쉽게도 잡목이 가려져 사위를 볼 수가 없었다>
삼정산은 지리산 주능선에 있는 삼각고지에서 북으로 뻗은 능선상의 봉우리이다
북쪽에서 지리산 천왕봉과 노고단까지의 주능선을 바라보는 천연망대이며~
또한 만복대에서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까지 최고의 조망대라 일컬어진다
벽소령에서 형제바위를 거쳐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지리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삼각고지에서 우측으로 영원봉을 거쳐 삼각형의 삼정산이 만들어졌으며~
삼정산 칠암자 순례길은 멋진 풍광에 꼭 닫혔던 마음조차 열 수밖에 없는 길이다
정상을 내려와 바위전망대에서 소풍을 나온 것처럼 한동안 즐겨본다
천황봉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수묵화 풍경에 정신이 나갔으며~
숲을 뚫고 솟구친 이곳의 바위들은 마치 부처님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지리산은 우리 민족(民族)의 영산(靈山)이다>
지리산은 높은 봉우리 깊은 계곡 풍부한 수량 울창한 산림, 3개도 6개 시군에 걸쳐있다
광활하게 펼쳐진 지리산은 버림받고 핍박받았던 우리의 민초들을 끌어 안았으며~
또한 세상 잡사를 피해 찾아든 도인과 동학군, 심지어 빨치산까지 몸을 의탁했던 곳이다
삼정산 내리막 끝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기암 전망대에 달리 듯 올라섰다
이번에는 반야봉이 황진이 궁둥이처럼 부드럽게 반겨 주었으며~
지리산은 조선시대까지 두류산으로 백두의 정기가 흘러내린 산이란 뜻이다
<지리산(智異山)이라는 이름 자체가 불교에서 나왔다>
대지문수사리보살(大智文殊舍利菩薩)의 지(智)와 리(利)자를 따서 지리산(智異山)이라 불렀다
주봉도 천왕봉이 아니라, 문수보살이 중생 제도를 위해 이름 붙여진 반야봉(般若峰)이며~
지리산은 고승들의 자취가 서리지 않은 곳이 없고 가람 곳곳에 불교 역사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상무주암은 사람이 쉽게 걸음하기 어려운 험한 곳에 있어 편액의 뜻과 일치한다
상무주암은 칠암자 순례길 중에서 해발이 가장 높은 1.167m에 있으며~
부처님도 발을 붙이지 못하는 경계(上)이고, 머무름이 없는 자리(無住)라는 뜻이다
상무주암(上無住庵)은 고려 때 보조국사의 지눌이 2년 여를 머물렀다고 한다
"옷 세 벌과 바리때 하나만"으로 지리산 상무주암에서 은거 하였는데~
경치가 그윽하여 선객이 거주할 만했다는 말을 남겼을 만큼 전망이 빼어난 곳이다
상무주암은 조계종을 새롭게 일으킨 지눌의 수선결사가 싹을 틔운 역사의 현장이다
무신집권기의 극심한 사회 혼란기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개혁운동이었으며
41세 때 상무주암에서 큰 깨달음을 얻고 동료들을 모아 정혜결사를 행한다
그 정신은 오늘날 한국불교에 고스란히 스며 있다. 그 싹이 바로 상무주암에서 자랐다
다른 암자와 달리 상무주암은 입구에 사진촬영금지라는 팻말이 걸려 있다
하지만 그걸 보지 못하고 안마당처럼 헤집고 다니면 축객령이며~
스님들이 수행하는 곳이기에 발소리도 조심조심 아니온 듯 다녀가셔야 한다
상무주암은 부속건물도 없고 어쩌면 시골집 별채에 불과하였다
아니 오히려 산중의 호젓한 별장같은 느낌마저 들었는데~
사찰이 위치한 자리는 인간속세를 벗어난 듯한 무릉도원 같았다
<불교신문 사설란에서 상무주암에 관련된 일화가 있다>
한 스님이 겨울에 눈이 쌓여서 꼼짝을 못하자 불경 하나를 베끼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겨울이 끝나기 전에 붓이 그만 다 닳아 버려 고심하던 중.....
그것을 엿들은 족제비가 다음 날 스님의 신발위에 죽어 있었습니다
스님은 그 족제비의 참뜻을 알 수가 있었다고 한다
정성스럽게 다비식을 해주고 족제비 털로 붓을 만들어 불경을 다 베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지리산은 어디에선 특히 물(泉) 인심 만큼 좋은 산이다
약수터 앞의 담장이 참으로 예쁘게 보였으며~
아무리 경치가 좋은 곳이라도 물이 없으면 "그림에 떡"이다
<상무주암은 사면에 있는 텃밧도 소박함이 느껴진다>
산세가 험해 외출이 어려운 암자의 스님들은 이처럼 채소를 직접 기른다
높은 곳이라 기온차가 커 채소가 자라는 속도가 느리다고 하는데~
가파른 산비탈을 개간하여 밭을 일구는 스님들은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요?
이곳에서 수행한 스님 두 분을 만나뵈온 것만으로도 발길이 가볍다
문수암을 향해 약수터 돌담장을 따라 오솔길로 들어섰는데~
마치 비밀의 공간처럼 지리산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타난다
항상 스님이 좌선하는 바위돌 앞으로 작은 평상 하나가 놓여 있었다
평상이 향하는 곳은 지리능선 천왕봉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수도의 공간으로 이만한 곳이 어디있을까 감탄을 하였으며
눈앞에 펼쳐지는 지리산의 풍경덕에 힘들었던 여정이 스르르 녹아내렸다
부처님도 발을 붙이지 못하고 머무름이 없는 곳이라는 상무주를 내려선다
좌선대 평상이 있는 좌측 아래로 문수암 가는 길이 약 1km거리인데~
온통 돌길이라서 지친 몸으로 실버세대가 지나 가기에는 너무 큰 장애였다
나는 종교를 믿지 않은 무교이지만. 다른 종교를 폄하지 않는다
모든 종교가 똑같은 길을 찾아 가고 있기 때문이며
천국, 극락, 부르기 나름이지, 모든 길은 하나이다
바른 길을 알아야 찾아갈 수 있기에 다 그 길을 찾아 갈 뿐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천국과 극락을 찾아서 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상무주암에서 문수암 돌아가는 길은 고색창연한 한옥 담장 길 같았다
팽나무, 구상나무, 참나무 여러 수종의 거목들이 숲을 이루고~
길바닥 돌덩이들은 하나하나 짙푸른 이끼에 뒤덮여 예스러움이 넘쳤다
<나는 이 사진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무성하게 뻗어있는 나무위로 으름 덩굴이 얼기설기 얽혀 있었다
마치 원시림에 들어선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하였으며~
정오의 햇살이 쏟아지면서 숲속의 은은함이 순례길과 잘 어울리는 듯하다
몇 번을 오르락 내리락 산허리를 돌았을 때에 앞이 확 트인다
문수암을 처음 모습을 접하던 순간 환희 그대로였으며~
힘들고 지친 몸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씻은 듯! 나아버린다
<문수암은 커다란 바위 아래 터를 잡은 암자다>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의 풍경을 말할 때에 최고로 꼽는 이들이 많은 암자이다
임진왜란 때 마을 사람 천여 명이 숨었다고 전해지는 천인굴이 있으며
문수암(1060m)은 오랫동안 암자를 지키던 도봉 스님의 보시로 유명한 곳이다
<축대 끝에 겨우 서 있는 듯한 문수암의 해우소이다>
스님께서 바라보는 경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한 번 가보라고 권유한다
새소리와 함께 건너편으로 지리주능선이 수묵화처럼 펼쳐졌으며~
처가집과 화장실은 멀어야 한다는데, 문수암 해우소는 너무 멀리 있었다
<문수암 천인굴에서 흘러 나오는 암반수에서 목을 축인다>
산성을 답사하거나 암자를 순례할 때 가장 먼저 찾아보는 것은 약수터이다
사람들이 삶의 터를 잡기 전에 가장 먼저 물의 존재 여부일 것이며~
아무리 경치가 좋은 곳이라도 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림의 떡>일 뿐이다
처음엔 물이 나와서 터를 잡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물이 끊기는 수도 없지 않다
그렇게 되면 산성은 기능을 잃고 버려지게 되고 암자는 폐사가 되는데~
문수암이 수십 년째 명맥을 이어온 것은 이렇게 마르지 않는 암반수 때문일 것이다
문수암은 전망이 좋아 안거의 수행처로는 이만한 공간이 없겠다 싶다
이곳에 앉으면 평범한 사람도 부처가 되는 기분이 느껴졌으며~
천왕봉에서 반야봉까지 지리산을 조망할 수 있는 명당 중의 명당이다
문수암은 작은 암자지만 앞이 확 트인 공간이라 편안함이 느껴진다
여기서 머문다면 어찌 득도하지 않을 수 있겠냐 싶어졌으며~
한편 아래 세상과 단절되어 있는 한겨울은 어떻게 지낼까 걱정되었다
문수암에서 이제 다섯번째 암자인 삼불사로 향한다
나뒹구는 돌마다 이끼가 끼어 있어 미끄러움에 주의해야 할 산길이다
상무주암에서 문수암으로 가는 길이 칠암자의 백미 코스이며~
검푸른 이끼와 고사리같은 양치식물이 어떤 시원(始原)의 느낌을 준다
<약수암 돌아가는 길에 푸른색이 더 예쁘게 빛나는곳이다>
바위틈으로 졸졸 흘러내리는 청량한 물소리는 마치 스님의 목탁소리 같았다
고도를 높여갈수록 나무잎은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알려 주었으며~
청량한 물소리와 새소리가 카폐의 조용한 음률처럼 머릿속을 맑게 해주었다
산 열매도 따 먹고 자연의 소리를 음악 삼아 사방사방 삼불사에 도착한다
아늑하고 정겨운 분위기의 삼불사(三佛寺)는 해발 990m에 있으며~
삼불사는 조선시대에 창건한 사찰이지만 산속마을 고향집 같은 느낌이다
삼불사의 풍경도 여섯 암자 중 가장 앞줄에 있을 만큼 빼어나다
소박하고 아담한 느낌의 삼불사는 비구니 참선도량이며~
바람이 스치면서 땡그랑 땡그랑 풍경소리가 우리가 왔음을 알린다
<삼불사 좌측에는 석탑과 석등이 세워져 있었다>
비구니 스님의 말씀은 여기에 오셨으니 한가지라도 버리고 가라고 한다
이곳은 아주 영험하여 전국의 많은 신도들이 이곳을 찾아 오고
누구든지 열심히 수행하면 깨달음을 이룰 수 있다고 하였으며
우리도 석탑에 합장을 하고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기도를 올렸다
요사채에서 비구니 스님이 한켠에 앉아 가만히 나물을 다듬고 계셨다
삼불사의 이름이 궁금하여 여쭈었더니 확실하게는 모르지만~
삼정마을, 삼정산 등의 "삼"에서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추정할 뿐이였다
삼불사는 정적속에 모든 것이 멈춰 버린 것처럼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평온하게 계신 스님에게 두손을 합장하고 돌층계를 내려섰으며~
견성골로 내려서는 돌길은 몸이 앞으로 고꾸라질 정도로 심한 경사길이다
삼불사는 산(山) 아래의 마을 풍경이 고즈넉하고 아름답다
이곳 근처에 "견성골"이라 불리는 골짜기가 있는데~
"까마귀도 경(經)을 외우며 난다"는 구전이 내려오는 곳이다
삼정산에서 내려오는 삼거리갈림길부터는 계속해서 하산길이다
<앞이 확트이는 진주 강씨은렬공파 묘지를 지난다>
좌측으로 삼봉산, 백운산, 금대암이 눈앞에 잡힐 듯이 가깝게 보인다
우측으로는 지리산 천왕봉이 어머니 품처럼 감싸고 있으며~
칠암자 순례길은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장쾌한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순례길을 시작할 때는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뿌듯함이 느껴진다
산행도 인생길과 같아서 좋은 일도 있을 것이고 나쁜 일도 있겠지만
오르막과 내리막길도 내 발자국을 움직여야만이 갈 수 있는 것처럼
그 모든것을 누구도 대신하여 줄수 없는 것이 인생길과 산행길의 공통점이다
放下着(방하착), 着得去(착득거) : 다 내려놓고, 다 가져가라
<방하착(放下着)이란?>
마음속에 있는 번뇌, 갈등, 집착, 원망을 비워라. 마음을 내려놓아라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그 생각조차도 내려놓으라는 뜻이란다
즉심시불(卽心是佛) : 마음이 곧 부처라는 말을 가슴속에 새기고 걷는다
여섯 번째 암자, 약수암(藥水庵, 560m)에 도착한다
약수암은 한국전쟁 때 지리산내에서 타지 않은 귀중한 암자라고 한다
칠암자 순례길의 암자에는 모두 물맛이 좋은 약수가 있었는데~
이곳 약수암이란 이름은 항상 맑은 물이 솟아나는 샘물에서 유래하였다
약수암(藥水庵)은 행정구역은 전북 남원시 산내면에 있는 실상사의 부속암자이다
보광전에 목각탱화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보물 421호)이 봉안되어 있으며~
목조 탱화는 천이나 종이가 아닌 나무에 불상을 조각하여 만들어진 탱화라고 한다
약수암을 한바퀴 들러보고 대숲속에 있는 해우소옆으로 지난다
볼썽사나운 해우소도 이곳에선 한 폭의 그림이 되었으며~
바람이 스치면 대숲이 일렁이는 소리에 기분이 상쾌할 것 같았다
일곱 암자 순례길은 고즈넉한 분위기속에서 장쾌한 조망을 즐길 수가 있다
그래서 불자들뿐만이 아니라. 등산인들에게도 아주 인기가 높으며~
이 길은 시끌벅적한 산행이 아니라. 모든 것을 내려놓고 걷는 수행의 길이다
비가 온 뒤라서 모든 식물들이 더욱 싱그럽고 아름답게 보인다
이곳은 봄철이면 산나물이 지천에 널려 있는 곳이며~
또한 여름에는 야생화들이 무성하여서 꽃길을 걸어가는 길이다
이윽고 마지막의 일곱 번째 암자인 실상사가 눈에 들어온다
아홉 시간이라는 짧지 않은 힘든 길을 걸어왔지만~
결코 지루하거나 힘들지도 않은 힐링의 길이 아니였을까 싶다
구산선문 중 가장 먼저 개창했다는 실상사를 들어선다
가득함도 빛나고 미움도 빛나라
산객들 얼굴이 노을빛에 빛났다
천왕문 양쪽의 기둥에 새겨진 글귀가 눈에 확 들어왔다
실상사(實相寺,330m)은 전북 남원시 산내면 입석리에 있는 절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의 사찰 금산사(金山寺)의 말사이며~
구산선문(九山禪門) 최초의 가람으로 고도가 높은 고원지대에 있다
실상사(實相寺)는 칠암자 순례길의 암자 중 가장 큰 규모의 사찰이다
쌍탑 뒤 중앙에 있는 석등은 신라말기의 양식을 잘 보여주며~
화창이 8개, 기둥돌이 장구 모양, 지붕끝과 좌대 귀꽃이가 잘 말해준다
실상사(實相寺) 삼층석탑은 상륜부가 원형 그대로 남아있다고 한다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불국사 석가탑 상층부를 복원할 때~
이 실상사 탑을 본떠서 복원하기도 하였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실상사는 천왕봉과 마주보는 대찰로 통일신라 승려 흥천국사가 창건한 절이다
극락전 앞 석등(보물 35호)과 2기의 삼층석탑(보물 37호)을 비롯한
보물 제33호인 능가보월탑을 비롯하여 보물 8점을 간직하고 있으며
부속 암자인 백장암의 삼층석탑(국보 10호) 등 수많은 보물을 간직한 사찰이다
<실상사 석장승과 왼쪽 해탈교를 건너면서 칠암자 순례를 마친다>
길을 시작할 때는 까마득했지만 돌아보면 아쉽기만 하고 다시 그리워지는 게 길이다
칠암자를 걷는 내내 지리산의 웅장한 지리능선 천왕봉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한없이 작은 나와 대자연의 숭고함도 느끼며. 나를 괴롭히던 근심을 하나씩 덜어냈다
***** 경남 함양군 삼정산(三丁山) 칠암자 순례길 구글형지도 *****
삼정산 자락의 칠암자 순례길은 지리능선 안에서 지리산을 바라보며 걷는 길이다
외로운 산길에 문득문득 나타나는 멋스런 낙락장송들이 눈을 즐겁게 하였고
부처를 닮은 바위에 뿌리를 붙인 야생화를 보면서 경외심을 느낀 사색의 길이었다
◎ 산행인원 : 울~몽실님과 함께 ◎ 산행시간 : 06 : 55 ~ 16 : 35 (09시간 40분) ◎ 날씨 : 흐림후 맑음
<산행 끝에 둘러볼 만한 주변 명소 한 군데를 덧붙여 본다>
경상남도 함양군 오도재(悟道峙)는 지리산 주능선이 멋들어지게 펼쳐지는 곳이다
이웃한 지안재 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들어가는 출사지이며~
뱀처럼 구부러진 도로를 사진에 담으려고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오도령을 추천한다
순례길은 비바람이 불고 안개가 짙어도 그런 풍경을 가슴으로 보며 걷는 명상의 길이다
그래서 산악회에서 몇십 명의 산행객들이 떠들썩하게 순례하는 산행이 아니라~
서너명이 온 듯 아니온 듯이 스치며 지나가는 여운이 남는 수행의 길이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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