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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간 9정맥종주▩/호남정맥(완주)

호남정맥 제14구간(예재-곰치,웅치) 종주산행

호남정맥 제14구간 2차(예재 - 봉미산 - 곰치,웅치)까지 종주산행

◎ 산행일시 : 2017년         07월         15일         (토요일)

◎ 산행위치 : 전라남도 화순군 이양면, 청풍면 / 보성군 노동면 / 장흥군 장평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 산행구간 : 예재(禮峙) - 온수산(395m) - 시리산(465m) - 봉화산(428m) - 추동재(봉화치) - 가위재

                      고비산(高飛山, 422m) - 덕암산(397.4m) - 큰덕골재(大德峙) - 군치산(君峙山, 414m)

                      뗏재(君峙) - 숫개봉(496m) - 봉미산(鳳尾山, 506m) - 곰치(熊峙, 839번지방도)

 

◎ 산행거리 : 예재 ~ 2.0Km ~ 봉화산 ~ 3.1Km ~ 가위재 ~ 0.7Km ~ 고비산 ~ 3.3Km

                      큰덕골재 ~ 2.5Km ~ 군치산 ~ 3.1Km ~ 숫개봉 ~ 2.4Km ~ 봉미산 ~ 1.7Km ~ 곰치,웅치

                      도보거리   =   약 18.8Km           실제도보거리   =   약 19.5Km

 

◎ 산행인원 : 울~몽실님과 함께     ◎ 산행시간 : 04 : 10 ~ 14 : 40  (08시간 30분)      ◎ 날씨 : 흐림후, 비

 

                ◐ 조약봉에서 시작하여 호남 내륙을 관통하는 호남정맥(湖男正脈)이란?

호남정맥은 3정맥 분기점인 조약봉(鳥躍峰)에서 시작하여 호남(湖南) 내륙을 관통하여 백운산(白雲山)과 망덕산(望德山)을 거쳐

광양만 외망 포구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430Km의 산줄기를 말하며 호남정맥상에 있는 주요산으로는 최고봉인

광양 백운산을 비롯하여 내장산, 추월산, 강천산, 무등산, 제암산, 조계산 등의 명산이 있으며 9정맥중에서 가장 긴 정맥(正脈)이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곳이 없어지고, 자연을 훼손 한다면 갈곳이 없어진다

산악인은 산에 오르면 쓰레기와 추억의 사진외에는 가져오지 말고~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금수강산 발자국외에 아무것도 남기지 말자

 

 

 

***** 호남정맥 제14구간(예재 ~ 곰치,웅치) 산행안내도 *****

 

 

 

 

 

 

 

예재는 터널이 뚫리고 차량통행이 끊기면서 들머리 찾기가 매우 힘들었다

노동면쪽으로 빠지면 우측으로 턴하여 옛도로를 타고 올라가는데~

구불구불한 도로는 수풀이 도로를 넘보면서 적막한 산길은 무서울 만큼 음침하다

 

 

 

 

고갯마루에는 옛적에 휴게소가 있었던 자리였는지 넓은 공터가 있다

예재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들이 왜군에 대승한 곳이라 하여 "왜치"라 불렀는데

나중에 그 음이 변하여 "예재(禮峙)"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예재가 부르기는 쉽고 어감도 좋지만 의병들의 충정을 생각하면 "왜치"라 불러야 되지 않을까요?

 

 

 

 

예재 고갯마루에서 화순군 이양면 쪽으로 조금 내려가서 산행을 시작한다

시작부터 수풀이 이슬을 머금고 있어 오름길이 만만치 않했으며

칠흙같은 어둠을 뚫고 최경회 장군의 얼이 숨쉬는 땅에서 문화를 배우러 올라간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의 명장인 최경회(崔慶會)장군이 경상우도 병마절도사로  있었을 때

왜적들이 호남평야를 진출하기 위해 10만 대군으로 진주성을 공략 했었는데

고작 4천만의 관군으로 9주간 처절한 저항을 하다가 장렬하게 전사한 인물로

이곳 화순 능주 출신이며 또한 진주 남강물에 몸을 던진 논개가 바로 최경회 장군의 소실이었다

 

 

 

 

예재에서 추령치까지 불이(不二, 不異)의 산길이 조성되어 있다

인간과 자연이 서로 다르지 않음을 깨우치는 산길~

어느날 보성군수님께서 이 길을 걸으시며 깨우치셨는지 등로가 깔끔하다

 

 

 

 

칠흙같은 어두움속에서 랜턴 불빛에 온수산(395m)이라는 표지판을 만난다

이곳에서 따뜻한 물이 나왔다고 하여 온수산이라 부르는데

화순 온천이 있으니 가능성은 있어 보이지만 지금은 그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

 

 

 

 

2011년도 1차 때에도 이렇게 야간 산행을 하였다

이곳에서 혹시나 온천이 나온다 한들~

화순 온천도 빛을 보지 못했는데 대박에 꿈은 접어야겠지요?

 

 

 

 

화순은 임진왜란과 6.25때 많은 사람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그래서 곳곳에 그 때의 전투와 관련된 지명들이 많이 있는데

지금은 모든것들이 잊어져가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고개숙이고 묵념을 할 뿐이다

 

 

 

 

안개가 밀려들어 주위를  분간조차 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열대아로 인하여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했는지~

초입부터 온몸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은 한여름의 열기를 실감케 한다

 

 

 

 

시리산(465m)은 전남 보성군 노동면 신천리에 있는 산이다

산의 형국이 시루같다 하여 시루산으로 불렀는데~

훗날 음이 변하여 시리산으로 불리었고, 한자로는 "증산(甑山)"으로 기록되어 있다

 

 

 

 

안개로 뒤덮혀 별들도 볼 수 없고 적막한 산길이다

인적이 끊기고 오지중에 오지의 지역이라~

삭막하고 음침한 산길은 조금 무섭다는 생각이 온 몸으로 전해진다

 

 

 

 

봉화산(烽火山, 465.3m)은 봉화를 올린 산이라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지금은 봉화대의 흔적 조차도 찾아 볼 수가 없었으며

다만 조금 넓은 공터가 있어서 이곳이 봉수대가 있었던 곳이구나 할 정도이다

 

 

 

 

자욱한 안개속에 카메라가 잘 잡히지 않는다

그래도 산새들의 지저귐에 위로가 되고~

자연이 베풀어 주는 짙푸른 녹음의 향기에 힘을 내어 본다

 

 

 

 

추동재(楸洞峙)는 옛날 이 고개에 가래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가래나무는 보이지 않고 참나무만 무성하며

진산재 방향으로 호남정맥을 가리키는데, 진산제는 벽옥산 방향에 있어 잘 못된 이정표다

 

 

 

 

바람없는 능선에 안개는 짙어지고 안개비는 계속해서 내려 않는다

추동재를 지나면서 보성군 노동면과는 이별을 하게 되고~

이곳에서 장흥군 장평면을 만나 화순군 이양면과 군계를 따라 걸어간다

 

 

 

 

어둠은 많이 엷어지면서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아직도 안개는 온 산하를 감싸고 있지만

이렇게 열정의 산꾼들을 생각할 때에 그저 감사한 마음이다

 

 

 

 

호정정맥 화순땅은 별로 볼 것도 없고 어찌보면 무의미한 곳이다

하지만 산이란 골라서만 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꾸며놓은 명산보다는 이렇게 꾸미지 않은 순수한 청정골 화순땅이 좋다

 

 

 

 

산은 생활처럼, 일상처럼, 습관처럼 늘상 우리와 함께 한다

국토의 칠할이 산이고, 건강의 칠할이 산이라면~

생각이 날 때에 산을 찾아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날은 밝아오지만 안개로 인하여 시야가 답답하다

시원해서 산행하기는 그야말로 딱 좋은데~

여명의 기운을 볼 수 없어서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다

 

 

 

 

가위재까지는 작은 구릉을 타고 계속해서 오르내린다

산에 오르면 언제나 묵묵히 말이 없지만~

세상이 힘들고 지치면 산을 오르라는  무언의 일깨움으로 들린다

 

 

 

 

벌목지 우측 산자락으로 연하리 샛터골이 보이는 곳인데

짙은 안개로 인하여 사방으로 오리무중이며~

오늘은 조망은 포기하고 산행길에서 즐거움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 뿐이다

 

 

 

 

오늘 산행은 가시덩쿨 잡풀 구간으로 엄청 염려를 하였는데

생각보다는 등로 상태가 그런대로 양호하다

좌측으로 장평면 진산리가 가까이 있는데 안개로 파악하기 어렵다

 

 

 

 

가위재는 화순군 연화리와 장흥군 진산리를 잇는 고개이다

사륜차가 올라올 정도로 넓은 임도가 형성되어 있으며

옛날 우리 민초들이 넘어 다니면서 쌓아 놓은 돌탑이 있다고 한다

 

 

 

 

고비산 오름길은 고비가 되는 산은 아니다

오늘 구간은 별로 특징이 없고~

그렇게 높은 산도 없으면서 그냥 평범한 산들을 지나간다

 

 

 

 

고비산(高飛山, 422m)은 전남 화순군 이양면 초방리에 있는 산이다

산의 모양이 높고 날아가는 형상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지만

정상은 밋밋하고 잡목으로 둘러싸여 있어 산 이름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오늘의 산들은 조망도 없고 별로 높은 산도 없는데

지도상에 이름을 올려놓은 산들이 많다

그 중에 고비산도 이름과는 달리 특이한 무엇도 없는 봉우리다

 

 

 

 

고비산을 내려서면 사거리안부를 가로 지른다

방화선처럼 넓은 임도가 나타나는데~

잠시 임도를 따라 하동정씨 묘지까지 편안하게 진행한다

 

 

 

 

축대로 잘 가꾸어진 하동정씨 묘역 좌측으로 진행한다

이 높은 곳까지 저 돌들은 어떻게 공수하였는지~

아마도 방화선 임도가 마을까지 연결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온산을 헤집고 다녀도 한 뿌리도 못케는 날도 있는데

한 곳에서 12뿌리를 케는 횡재를 하였으니

이렇게 풍성한 더덕을 보기만 하여도 힘이 불끈 솟은 경사의 날이다

 

 

 

 

산행지도상의 397.4m봉에서 마루금은 우측이다

예전에 덕암산이란 표지판이 있었는데~

지금은 흔적도 없어 사진 한장 남기고 마루금을 이어간다

 

 

 

 

화순군은 옛날부터 현감이 배가고파 무등산을 광주 고을 원님에게

동지팥죽 한동이를 받아먹고 팔아 넘겼다는 일화가 있다

요즈음에도 뇌물 스켄들로 정신을 못차리는지 정맥길 방화선 구간은 엉망이다

 

 

 

 

가시덩쿨이 사람키보다 훌쩍자란 등로를 뚫고 올라간다

수풀에 묻은 안개 빗물을 털고 올라 가시랴~

거미줄까지 청소를 하면서 용감하게 올라가는 울~몽실님! 고생이 많다

 

 

 

 

가시덩쿨을 뚫고 오르니 이제는 칡밭이 성가시게 한다

온갖 잡풀과 칡넝쿨이 무성하게 뒤엉켜 있는데

산을 좋아하지 않으면 어찌 이렇게 험난한 산길을 오르겠는가

 

 

 

 

이곳은 능선을 따라 방화선이 구축되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어린 소나무들이 점령하여 버렸으며

마치 선인장을 연상시키는 소나무들이 쑥쑥 자라고 있었다

 

 

 

 

오늘은 애시당초 조망은 포기한 산행이다

그저 앞만 보고 진행할 뿐이지만~

그래도 능선에 올라서면 선답자 시그널이 반갑게 맞아준다

 

 

 

 

방화선 끝머리서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곳인데

짙은 안개로 인하여 사방이 오리무중이다

앞쪽으로 가야할 군치산과 우측으로 초방리 큰덕골이 보이는 곳이다

 

 

 

 

큰덕골재(大德峙)는 화순군 이양면 초방리와 장흥군 장평면 복흥리를 잇는 고개이다

장흥 사람들이 광주로 나들이 갔다가 도림역에서 넘어 다녔던 옛길이며

커다란 돌이 있으므로 큰독굴이라 한 것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큰덕굴(大德)로 표기한 것이다

 

 

 

 

큰덕골재는 843번지방도로가 지나는 넓은 임도 고갯길이다

지금은 인적이 끊긴 엣길의 모습만 간직할 뿐이며

정맥길은 우측 잡풀속에 "竹山安氏" 묘비를 바라보고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갈림길에서 임도는 좌측에 묘지로 연결되고 정맥길은 능선을 넘어간다

우측 초방리는 원래 새뱅이, 새방생이 마울로 불렀는데~

새는 곧 풀을 뜻하여 풀이 많고 물이 풍부한 지역이라 한자로 초방(草坊)이라 하였다

 

 

 

 

안개가 자욱한 이러한 선경도 운치가 있어 보인다

안개속에 앞만보고 힘들게 걸어와서 그런지~

오늘 따라 이런 풍경도 몽환적이고 멋지게 느껴지는 시간이다

 

 

 

 

세상이 힘들고 지칠 때는 산 위에 올라보라

산은 이렇게 묵묵히 대답이 없지만

그저 말없는 나를 닮으라 하고 신선한 공기만 마시고 가라한다

 

 

 

 

산 허리를 돌아가는 뚜렷한 길을 버리고 우측 방향이다

무심코 가다보면 알바할 수 있는 갈림길이며~

이곳에서 부터 399m봉까지는 잡목을 헤치며 가파르게 올라간다

 

 

 

 

지도상에 399.3m봉에 올라서면 마루금은 좌측이다

우측에 있는 삼각점을 확인하지 못하였으며

이곳에서 부터는 함께 한 이양면과 작별하고

화순군 청풍면을 만나 장흥군 장평면의 군계를 따라 진행한다

 

 

 

 

산죽은 신의대라는 대나무와 흡사하여 보통 산죽이라고 말한다

전라도 사투리로 신의대 또는 신이대라고 하는데~

옛날 어르신들이 신의대는 화살로 쓰고 산죽은 부드러워 조릿대로 썼다

 

 

 

 

장흥은 가지산을 거쳐 제암산을 휘돌아 남쪽으로 바다가 있다

안으로는 전라도 3대 하천중 하나인 "탐진강"이 있어

장흥군은 산과 강(江) 그리고 바다가 삼박자를 이루는 멋진 동네이다

 

 

 

 

세 쌍둥이 활엽수의 의자나무가 발길을 잠시 멈추게 한다

어린시절 부르던 노래 한음절이 생각이 나네요~

산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이~마에 흐른 땀을 식혀 줍니다

 

 

 

 

군치산 오름길은 지루하고 따분한 오르막의 연속이다

아무 생각없이 그저 한발 두발 걸어가며

옛추억을 머릿속에 풀어 놓으며 무심으로 걸어서 오를 뿐이다

 

 

 

 

군치산(群峙山, 414m)은 전남 장흥군 장평면 복흥리에 있는 산이다

군안상천(群雁上天)의 모습을 한 형상이라 하여

기러기 때가 하늘을 향해 날아 오르는 모양이라는데 안개속에 알 수가 없다

 

 

 

 

조촐하지만 군치산에서 아침상을 펼쳤다

맥잇기 산행은 베낭 무게 때문에 많은 음식을 준비하지 못한다

하지만 어느 만찬보다 맛있게 즐기는 시간 이었으며

반주로 먹는 시원한 막걸리가 목을 타고 넘어갈 때에는 세상사 모든것을 잊게 한다

 

 

 

 

군치(群峙)가 곧 뗏재이니 무엇이 무리(群 ; 떼)를 이룬 고개일까

군안동비(群雁同飛)의 형세를 말하는 것일까요?

고개가 험악하여 사람들이 떼로 뭉쳐 넘어야 했던 고개라는 뜻이 아닐런지~

 

 

 

 

군치산을 지나면서 장마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한다

일회용 비옷으로 간단히 무장하였으며

빗길이 힘들어도 한 여름의 태양열을 차단하니 고마운 마음이다

 

 

 

 

청정골 화순이라는 말처럼 숲은 참으로 건강하다

그 만큼 사람의 발길이 없어서 그러겠지만~

자연이 살아 있는 숲의 공기를 마시면서 걸어가니 발걸음도 가볍다

 

 

 

 

처음으로 산행중에 짧은 암릉 구간을 만나게 된다

빗길이 아니면 그렇게 위험한 암릉은 아니며

암릉 오름길에 조망터도 있지만 안개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다

 

 

 

 

지도상의 437m봉에 올라서니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이름 하나쯤은 가질 자격이 충분한 봉우리인데~

선답자 표시기들만 시위을 할 뿐이어서 눈길만 주고 지나간다

 

 

 

 

옛적에 화순은 산 좋고 물이 좋아 "청정골" 화순이라 했다

지금은 오지중에 오지의 땅이라고 하지만~

언젠가 세월이 흐르면 청정골 화순땅에 살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임도를 만나면 좌측에 민가를 보고 진행한다

사람들이 왜 산을 가느냐고 묻는데~

우리가 하는 일이 즐거우면 그것이 행복이 아닐까요?

 

 

 

 

사람이 살고 있는 흔적이 보이는 허름한 가옥이 나온다

정맥길은 파란 가옥 앞에서 좌측으로 진행하는데~

강아지 두 마리가 애처로운 모습으로 우리를 반갑게 배웅한다

 

 

 

 

거대하게 개간된 드넓은 밭은 푸른 초원으로 변했다

이 광활한 푸른 초원이 아름답지 않나요

녹음으로 짙어가는 자연의 위대함을 잠시 느껴보는 시간이다

 

 

 

 

가슴 아픈 등로를 뒤로하고 숫개봉을 오른다

제법 빡세게 된비알을 오르는데~

빗속에서도 땀방울이 온몸을 타고 한여름의 열기를 토해낸다

 

 

 

 

숫개봉(496m)은 전남 장흥군 장평면 어곡리에 있는 산이다

정상에는 빛바랜 양철판 표지판이 걸려 뿐이며~

산 봉우리 이름 한번 묘(妙)하여 찾아 보았지만 알 수가 없음이 아쉽다

 

 

 

 

일설에 산이 숫개처럼 생겼다 하여 숫개봉이라고 한다

그러면 암케봉하고 마주보고 있어야 하는데~

어디를 둘러보아도 암케봉은 없으니 참으로 알길이 없는 봉우리다

 

 

 

 

숫개봉 정상에서 좌측으로 꺾이면서 가파른 내리막이다

장마비로 촉촉히 젖어 미그럽기까지 하였으며

좌측으로 장평면 어곡리 마을이 지척에 있지만 조망은 답답하기만 하다

 

 

 

 

앞쪽으로 오늘의 최고봉이자 마지막봉인 봉미산이 버티고 있다

두 개의 무명봉을 넘어서야 봉미산에 오를 수 있으며

예전에는 억새로 뒤덮혀 기억이 좋았는데 지금은 잡목을 헤쳐가기 힘들어졌다

 

 

 

 

정글같은 숲길을 뚫고 가면서 잡목과 싸워야 한다

죽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산길이지만~

빗물이 사워를 해주기 때문에 무더위를 피할 수 있어 좋다

 

 

 

 

좌우로 희미한 흔적이 있는 숫고개를 지나면 임도와 만난다

좌측 가까이에 민가가 있는지 개짓는 소리가 들렸으며

숫개재는 장흥군 장평면 어곡리와 화순군 청풍면 신석리를 잇는 고개이다

 

 

 

 

오늘 산행중에 봉미산 오름길이 가장 힘들다

바위길이 산행을 더욱 힘들게 하였으며

조그만 산이라고 우습게 보지 말라는 경고를 주는 산이다

 

 

 

 

온 몸에 굵은 땀방울을 흠뻑 적시고 어렵게 헬기장에 올라선다

잡목이 무성하여 아까운 시설물이 방치 되어 있었으며

봉미산은 헬기장에서 우측으로 큰 고도차 없이 완만하게 진행한다

 

 

 

 

봉미산은 정상을 쉽게 산객에게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도 능선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고~

뜨거운 해를 가려주는 장마전선이 무더위를 극복하게 만든다

 

 

 

 

봉미산 능선길은 그야말로 잡목과 사투를 벌어야 한다

산을 좋아하지 않으면 어떻게 오르겠는가~

가시덩쿨에 옷이 찢겨지고 찔리면서 정글속을 힘들게 헤쳐 나간다

 

 

 

 

오늘 산행중  가장 최고봉인 봉미산에 올라섰다

또한 유일하게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이며

앞쪽으로 헬기장의 번호인 듯한 표지석도 눈길을 끌게 한다

 

 

 

 

봉미산(鳳尾山, 505.8m)은 전남 화순군 청풍면 이만리에 있는 산이다

산 모양이 봉황(鳳凰)의 꼬리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며

주변에 각시처럼 서 있는 각시바위가 있는데 가물면 그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봉황의 꼬리를 의미하는 봉미산이 이곳에 있으면

머리의 봉황산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정상은 헬기장이고 주변이 잡목으로 가려져 조망은 좋지 못하다

 

 

 

 

비를 머금은 수풀잎들은 싱그러움을 뽐낸다

사랑에 빠진 청춘의 모습이 이럴까요~

짙어가는 녹음의 진초록 잎들이 생명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산행길이나 인생길은 내려갈 때 조심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멧돼지의 목욕탕같은 조그만 웅덩이가 나타나고~

시야가 트이는 벌목지에 올라서면 봉미산이 잘가라고 인사를 한다

 

 

 

 

이렇게 푸른 초원을 만나면 자연은 오묘하고 신비롭다

비가와서 힘들었지만 자연에 흠뻑 빠져들었으며

오늘 고생한 보람이 한순간에 씻겨 가는 듯 아름답게 보인다

 

 

 

 

장흥군 장평면 청룡리에서 곰치로 올라오는 도로가 보인다

무거웠던 발걸음도 조금은 가벼워진 기분이며~

안개와 빗속에 그토록 멀게 느껴졌던 곰치의 끝자락이 눈앞에 다가왔다

 

 

 

 

곰치 고갯마루 좌측으로 장평면 개인택시 기사님 자택과 버섯공장이다

곰치(熊峙)는 화순군 청풍면과 장흥군 장평면을 잇는 고개로

안개와 빗속에서 조망도 볼 수 없었지만 우리의 산줄기 흐름을 알 수 있게 하였다

 

 

 

 

새벽부터 안개와 장마비로 고생을 하였지만 헤냈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하다

그동안 함께 걸어온 화순(和順)땅과도 작별할 때가 얼마 안 남았으며

오늘도 화순의 문화와 선비들의 유흔을 통해 남도의 정취를 마음껏 배우며 걸어왔다

 

◎ 산행인원 : 울~몽실님과 함께     ◎ 산행시간 : 04 : 10 ~ 14 : 40  (08시간 30분)      ◎ 날씨 : 흐림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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