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제19구간 2차(오도재 - 존제산 - 석거리재)까지 종주산행▣
◎ 산행일시 : 2017년 09월 23일 (토요일)
◎ 산행위치 : 전라남도 보성군 겸백면, 조성면, 별교읍, 율어면 / 순천시 외서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 산행구간 : 오도재 - 국사봉(335.5m) - 파청재 - 방장산(535.9m) - 주월산(舟越山, 557m) - 무남이재
광대코봉 - 고흥지맥분기점 - 모암재(천치재) - 존제산(尊宰山, 712m) - 주릿재 - 485m봉 - 석거리재
◎ 산행거리 : 오도재 ~ 1.2Km ~ 국사봉 ~ 3.2Km ~ 방장산 ~ 3.0Km ~ 주월산 ~ 4.6Km
고흥지맥분기점 ~ 2.8Km ~ 존재산 ~ 4.8Km ~ 주릿재 ~ 5.4Km ~ 석거리재
도보거리 = 약 25.0Km 실제도보거리 = 약 25.5Km
◎ 산행인원 : 울~몽실님과 함께 ◎ 산행시간 : 06 :230 ~ 17 : 40 (11시간 20분) ◎ 날씨 : 아주, 맑음
◐ 조약봉에서 시작하여 호남 내륙을 관통하는 호남정맥(湖男正脈)이란? ◑
호남정맥은 3정맥 분기점인 조약봉(鳥躍峰)에서 시작하여 호남(湖南) 내륙을 관통하여 백운산(白雲山)과 망덕산(望德山)을 거쳐
광양만 외망 포구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430Km의 산줄기를 말하며 호남정맥상에 있는 주요산으로는 최고봉인
광양 백운산을 비롯하여 내장산, 추월산, 강천산, 무등산, 제암산, 조계산 등의 명산이 있으며 9정맥중에서 가장 긴 정맥(正脈)이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곳이 없어지고, 자연을 훼손 한다면 갈곳이 없어진다
산악인은 산에 오르면 쓰레기와 추억의 사진외에는 가져오지 말고~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금수강산 발자국외에 아무것도 남기지 말자
***** 호남정맥 제19구간(오도재 ~ 석거리재) 산행지도 *****
오도재(五道峙)는 보성군 득량면과 겸백면을 잇는 고갯마루이다
방장산에서 흘러내리는 산세가 마치 다섯마리 돼지가
내려오는 모습 같다하여 오돗치(五頭峙)라 하였으나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한자로 음차되어 오도치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새벽을 가르며 찾아온 고갯마루는 제법 날씨가 쌀쌀하다
그래서 오늘은 긴팔 차림으로 무장하였으며~
고갯마루 산행안내도 우측 이정표를 눈에 담고 산행을 시작한다
오도재 들머리에서 국사봉을 향해서 서서히 고도를 높여간다
산행 초입부터 된비알 오름길이 팍팍하지만~
숲에서 품어져 나오는 아침공기의 상쾌함에 즐거운 마음으로 올라간다
팍팍하게 밀어서 국사봉(335.5m)에 올라서 잠시 숨을 고른다
국사봉은 관직에서 불러난 선비들이 옛날을 그리워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주변 마을에서 기거하여 낙향(落鄕)한 선비도 없는데
어찌하여 국사봉이란 이름이 되었는지 알 길이 없지만 막걸리 한잔 올려놓고 쉬어간다
최치원 선생의 후손인 "모의장군 최대성(崔大晟)"은 겸백면 사곡리에서 태어났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장군을 도와 큰 공을 세웠던 최대성은 이 근처에서
적장을 생포하고도 골짜기에서 잠복했던 복병의 유탄에 순절하였으며
뒤 따르던 두 아들도 왜적을 섬멸하다 전사 하였으니 참으로 애사(哀史)스러운 곳이다
충의로 뭉친 3부자가 순절한 곳을 군머리(軍頭)라고 부르는데 오도재 남쪽에 있다
오도재 북쪽의 겸백면 사곡리 초암산 기슭에 최대성 장군의 선영이 있으니
봄에 초암산의 철쭉이 핏빛으로 붉게 피는 것은 최대성 부자의 넋을 기리는 애달픔이 아니겠는가!
호젖한 등로를 타고 무심으로 걸어보는 시간이다
참으로 이렇게 멋진 등로가 있는가!
잘 정돈된 숲길은 마음속에 모든 번뇌가 씻겨가는 느낌이다
편백나무 숲에서 품어내는 피톤치드 냄새가 참으로 좋다
우리의 기분을 자극하는 멋진 편백나무 숲이지만~
제한된 시간 때문에 그냥 스쳐 지나가야만 하는 아쉬운 시간이다
주위와 어울리지 않은 체육시설이 있는 파청재를 지난다
파청재(坡靑峙)는 약 250년전에 김해김씨가 입촌하여 마을을 형성하였다
마을 지명은 뒷산에 보살들이 절을 건립하게 되었는데~
절에 빈대가 많아 타지역으로 옮기면서 마을이 폐할 것이라 하여 파청이라 하였다고 한다
파정치에서 부터는 임도를 따라서 방장산을 올라가게 된다
경사가 아주 심한곳은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으며
덕분에 우리는 좋은 길 따라 편안하게 진행하지만 상당히 가파르다
숨이 헉헉 할 쯤이면 중간에 편백숲이 나타난다
숲속의 그늘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는데~
피톤치드 향기 때문인지 가슴속이 확 트이는 기분이다
약수터사거리에 이정목이 있는 지점을 호동재(湖洞峙)로 불리운다
뒷산이 수림(樹林)으로 울창하여 산짐승이 많이 서식했는데~
특히 여우가 많아서 여쉬골로 뷸리어오다가 물(水)이 귀하여
물을 얻어야 한다는 소원으로 마을명을 호동(湖洞)으로 개칭하였다고 한다
방장산(方丈山, 535.9m)은 보성군 겸백면, 득량면, 조성면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불가(佛家)에는 깨달음을 얻은 덕 높은 스님의 처소를 "방장"이라 하지만~
전설에 의하면 신선이 노는 "방장산" 또는 놀기 좋은 산이라 하여 "애당산"으로도 불리운다
방장산 정상 넓은 공터에는 KBS순천방송국 송신탑이 있고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지만~
짙은 안개로 고흥반도와 득량만 일대를 볼 수 없음이 아쉬운 시간이다
방장산을 지나면서 함께한 득량면과는 헤어진다
새롭게 조성면과 만나게 되면서~
이제 마루금은 겸백면과 조성면의 면계(面界)를 따라 진행한다
보성군 조성면과 겸백면 경계인 능선상에 이 돌무더기는 죽은 사람의 무덤인지~
자연이 만든 신비 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인돌 형태를 보이고 있다
득량만 홍수로 배와 물이 넘어 왔다는 전설로 볼 때 고인돌(돌무덤)로 추정해 보는 것이다
요즈음 따사로운 강한 햇살에 알밤이 토실토실 익어간다
시원한 가을 바람이 우리의 볼을 스쳐 지나가고~
어느새 산정의 초목도 가을빛으로 변하면서 가을이 왔음을 알 수 있다
자연은 한자로 스스로 자(自), 그러할 연(然)자를 쓴다
자연은 붉으면 붉게, 푸르면 푸르게, 스스로 그렇게 변해간다
스스로 그렇게 변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는 색다른 감동을 느끼는 것이다
자연은 스스로 그러한 것 외에는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채 반긴다
산에 오면 아름다운 꽃만 담고 가는 것만은 아니며
자연의 순수한 모습이 세속에서 찌든 영혼을 깨끗히 닦아주기 때문이다
이드리재는 옛날 무당이 이 고개가 내(川)가 되어 흐를 것이라고 예언을 하여
"이냇고개"라 불렀는데 한자로 음차하면서 이천지가 되었고~
세월이 흘러 "이드리재"로 부르게 되었는데, 희미한 옛 고개가 복잡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는 완만한 등로를 타고 이정목이 있는 배거리재에 도착한다
옛날 전설에 바닷물이 밀려와 배가 걸렸다는 뜻인데~
잘록한 고개가 아니고 오르막길에 위치한 고갯길이라 조금은 이해가 안된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지금 "눈앞에 피는 꽃"이고
가장 아름다운 일은 "지금 살아 있는 일"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것은 건강한 삶을 살지 않으면 아무리 예쁜꽃도 보지 못하고
아무리 좋은 일도 보고 느끼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으리요
그러기에 이렇게 산길을 걸으면서 꽃을 보고 느끼는 것이 행복한 삶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주월산을 오르면서 뒤돌아본 방장산이 점점 멀어져 간다
방장산 뒷쪽으로 대룡산도 아스름하게 보이지만~
보이지 않은 주위 풍경을 가슴에 묻으며 아쉬움에 주월산을 오른다
천천히 오르니 넓은 공터의 주월산 활공장이 나타난다
쉼터에서 베낭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면서~
활공하는 모습을 보려고 하였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서 돌아선다
주월산(舟越山, 557m)은 보성군 겸백면과 조성면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남쪽으로 예당평야와 청정해역인 득량만을 조망할 수 있으며~
옛날 득량만 바닷물이 홍수로 배가 이 산을 넘어 갔다고하여 주월산이라고 한다
주월산 정상은 축구장을 방불케하는 넓은 공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정상에는 배 모양의 조형물을 멋지게 만들어 놓았으며
배가 정상에 걸려있는 듯한 모습처럼 보이는 전망대는 최고의 만찬장소이다
보성군 조성면 소재지의 들판이 바둑판처럼 펼쳐져 있다
여인의 젖가슴처럼 생긴 모양의 두방산도 보이고~
좌측에 장군봉이 지켜보고, 우측에 봉두산이 봉황의 머리처럼 우뚝하다
주월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존제산을 향해서 출발한다
좌측에 포장된 임도는 무남이재와 연결되어 있지만~
유혹을 뿌리치고 이곳에서 우측에 쉼터 뒷쪽 능선으로 마루금을 이어간다
청량한 숲속의 맑은 공기가 마음을 씻겨가는 느낌이다
솔향이 주는 상쾌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면서~
등로상에 들꽃의 환영을 받으면서 느림의 미학으로 걸어간다
산에 다니는 사람들치고 병원에 자주 가는 사람 보았습니까?
보건복지부에서 정맥길 등산로 개발에 지원을 한다면
국민의료비로 지출되는 예산을 상당히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본다
무남이재로 가는 등로에 대곡봉이라는 코팅지가 걸려있다
우측에 대곡리에서 따온 지명으로 보이는데~
이름을 붙여놓은 것은 좋은데 코팅지에 설명이 덧붙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무넘이재는 보성군 겸백면 수남리와 조성면 중촌리를 잇는 고개이다
예전에 해일로 바닷물이 넘쳐 "물넘은재"라 불렀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부르기쉽게 물넘은재가 무넘이재로 바뀌었다고 전해진다
호남정맥을 종주하면서 1차 때에 찍었던 추억 사진이다
휴식을 취하면서 공연을 했었던 여유있는 장면이며~
오늘은 주월산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기에 눈길만 주고 올라간다
무남이재를 올라가면 성벽같은 산 두 개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
첫번째는 광대코봉이고 두번째는 존제산이 있는데~
오늘 산행 중 최고의 난코스로 쎄가 빠지게 밀어 올려야 하는 구간이다
우리가 올라가는 길도 물 넘듯! 술 넘어가듯이
슬슬 넘어갔으면 얼마나 좋을까만~
광대코봉은 코가 땅에 닿을만큼 가파른 된비알이다
죽을똥 살똥 진을 쪽 빼고서야 광대코재에 도착한다
좌측은 철쭉으로 유명한 초암산 가는 길이며~
올 봄에 초암산에서 이곳으로 왔다가 무남이재로 내려갔던 추억이 아련하다
광대코재에서 곧장 올라서면 광대코봉(610.3m)이다
이곳에서 사방팔방으로 조망이 좋은 곳인데~
오늘은 짙은 안개가 우리를 계속 따라오면서 시야를 방해한다
올 봄에 초암산 철쭉산행 때 광대코봉에서 바라본 주월산 풍경이다
보성군은 차(茶)로도 유명하지만 철쭉으로도 유명하며
광대코봉은 멀리서 바라보면 광대의 얼굴을 하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측 주월산 아래로 퍼불릭 코스인 보성C.C가 자리잡고 있다
아래의 넓은 들녘은 예전에 모두가 바다였는데~
일제강정기에 일본인 요시이라는 사람이 개펄을 막아 간척지로 만들었다고 한다
앞쪽으로 존제산과 마주할 것인데 안개가 시야를 제안하고 있다
광대코봉을 넘으면서 함께 하였던 겸백면과는 이별하고~
율어면을 만나게 되면서 율어면과 조성면의 면계(面界)를 따라 걸어가게 된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등로와는 완전히 다른 등로로 변해 버렷다
정리되지 않은 등로 때문에 진행이 무척 느려지고~
우거진 칡넝쿨과 잡풀들로 인해 바로 앞에 있는 등로도 분간하기 힘들다
철쭉군락지를 따라서 어렵지 않게 적지봉(赤地峰, 571.8m)에 도착한다
적지는 임진왜란 때 공신 이경남이 그 아버지를 업고 피난하다
왜적을 만나 적의 칼에 쓰러지고 아버지도 죽고 피가 붉게 적시었다 하여 유래된 이름이다
고흥지맥은 이곳의 적지봉에서 분기하여 최고봉인 천등산(553.5m)과 유주산(416.5m)을 거쳐
지죽대교 남단 바다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90.9km의 산줄기를 말한다
원래 지맥 이름에는 산 이름을 쓰는데 고흥반도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고흥지맥이라 부른다
혹자는 고흥지맥을 완주하였지만 그야말로 정글숲이다
고흥지맥을 종주하신다면 겨울철에 하시길~
이곳에서 우측은 고흥지맥길이고 정맥길은 좌측으로 떨어져 내린다
앞쪽의 존제산은 그 옛날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갔었던 민초들의 무덤이었다
이념 갈등을 조금이라도 더 감추고 싶은지 얼굴을 내밀지 않았으며~
이제는 조성면과 헤여지고 벌교읍으로 들어서면서 율어면과의 면계를 따라 진행한다
천치(天峙)고개는 이름 하나는 거창하게 지어졌다
이 고개를 모암재라고도 부르고 있으며
새롭게 동물이동통로가 만들어졌지만 여름철이라 잡풀이 무성하다
모암재(帽岩峙, 천치재)는 보성군 율어면 선암리와 벌교읍 옥전리를 잇는 고개이다
좌측에 모암마을이 있어 모암재, 우측의 천치리에서 천치재라 부르고 있으며~
앞산에 신부바위가 있고 뒷산에 신랑바위가 있어 서로 마주보고 있다하여 모암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오늘 산행 최고의 백미인 존제산을 오른다
송신탑 중앙을 가로질러 통과하고~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지만 어찌 올라야 할 지 긴장되는 순간이다
사람들이 우리에게 "내려 올 것을 힘들게 왜 올라가느냐"라고 질문을 한다
어떤 명언처럼 "죽을 것을 왜 살고 있느냐"라고 반문을 하지만~
산행의 본질을 이해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오름길이 고통스럽게만 생각 할 것이다
가파른 오르막을 타고 존제산의 악명 높은 구간을 통과한다
철쭉나무와 잡목과 잡풀을 헤치고 올라가는데~
거기에 청미래넝쿨 그리고 딸기나무까지 합세하여 온 몸을 생채기로 만든다
어렵게 등로를 찾아 진행하는 산행이 결코 만만치 않다
우리의 키를 훌쩍 넘는 억새가 앞을 가로막고~
발에는 뱀이 밟히는지~ 돌이 걸리는지~ 그저 풀을 헤치고 진행할 뿐이다
그렇게 힘들게 올라왔음에도 울~몽실님 잔잔한 미소를 짓는다
아마도 힘들기 보다는 헤냈다는 성취감 때문이 아닐까요~
존제산 공군부대의 경고문이 나오기 시작하고 녹슨 철조망을 통과한다
지뢰경고 게시판이 땅에 떨어져 뒹굴고 있어 섬뜩하다
지뢰를 발견하면 신고하라는 내용이었는데~
지뢰를 제거했다지만 발견되는 순간 우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아름다운 산하에 어찌 그렇게 역사에 남을 이념 대결이 펼쳐졌는지~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위한 현실 정치와는 아주 대조적이 아닌가
아무 것도 모른채 좌익과 우익을 오가면서 생명을 부지했던 민초들의 힘겨운 삶을 생각해 본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뢰제거 원형철조망을 무사히 통과한다
여름에는 잡풀이 우거져 통과에 어려움이 있었으며~
정상부에 올라섰지만 안개로 뒤덮혀 백지 상태의 모습이 아쉽기만 하다
초원처럼 보이는 존제산은 몇년전만 해도 공군부대가 자리하고 있었다
종주객들은 잡목을 헤치고 우회해야 하는 마의 구간이었는데~
이제는 부대도 떠나서 이곳을 지나가지만 아직도 잔재가 남겨진 황량한 산이다
존제산(尊帝山, 712m)은 고려 충렬왕이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충렬왕이 남부지방을 순시하는 길에 광주에 이르렀을 때 시종에게 전남에 명산을 물었더니
첫째가 광주의 무등산, 둘째가 나주의 금성산, 세째는 고흥의 팔영산
네번째 보성의 존자산을 알리자 왕은 존자산 보다는 존제산이라 하는 것이 낫겠다고 하여 존제산이라 하였다
존제산은 성벽처럼 웅장하게 솟구쳐 있는 벌교의 진산이다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주요 무대 중 한 곳으로
산 기슭에 장군대좌의 혈이 있어 옛날에 현명한 사람들이 많이 태어났다고 한다
경고문이 걸려 있는 철조망이 가로막아 우리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부대가 철수 했으면 흉물스런 구조물을 철거할 것이지~
적진에 침투하는 군인의 심정으로 좌측으로 돌아서 교묘하게 통과한다
이제는 민간인에게 돌려주어야 하는데 이중 삼중으로 막아 놓았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조금 진행하면 통과 지점이 나오며~
힘없는 종주객들은 언제까지나 이렇게 힘들게 통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어떻게든 우회하여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군소유지라 보성군에서 어떻게 할 수는 없겠지만~
국방부와 보성군에서 잘 협의해서 좋은 해결책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원형 철조망을 돌아서 능선을 따라 헬기장으로 올라간다
손에 하얀 봉투는 잔대와 더덕을 채취하였으며~
요즈음 힘들게 산행을 하면서도 심마니아로 점점 변해가고 있다
보성의 모스크바로 불렀던 율어는 좌익세가 강했던 지역으로 손꼽힌다
그것은 빨치산들의 주둔지가 되었던 존세산을 끼고 있고~
조계산으로 이어지는 지형 탓으로 반란사건 이전에도 빨치산 활동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하~ 이런 동네에 드넓은 헬기장도 만들어져 있었네요
지뢰밭을 통과 하였으니 만고강산~ 유람할제~
우리는 헬기장에서 곡주한잔 따라놓고 영혼들의 극락왕생을 빌었다
이념과 대립이 무엇인지 그저 먹고 살기 바쁜 우리의 민초들이
이념의 늪에 빠져 수많은 희생을 치르고서야
지금의 세상을 열었으니 그 고통이야 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모형 미사일을 지나면서 위풍당당한 존제산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존제산은 여순반란 사건과 한국전쟁이 안겨준 이념대립의 상흔을 그대로 끌어 안았다
그 이후 공군부대가 자리했다가 철수하여 흉한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우리는 지난날의 아픈 역사 현장을 기억하며 걸어가는 이순간이 복 받은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조형미사일 앞을 지나면 삼거리갈림길을 만난다
좌측에 있는 통신소가 존제산 정상이지만
존제산 정상은 구경만 하고 되돌아와 우측으로 내려서야 한다
통신소가 있는 이곳이 실질적인 존제산(712m)정상이라고 한다
이렇게 앞에서 구경만 하고 아쉽게도 돌아서야 하며~
부대 철문이 열려 있으면 안으로 들어가서 위병소 정문으로 갈 수 있다
삼거리갈림길로 되돌아와 예전에 방공포대 막사가 있었던 곳을 둘러본다
막사도 철수하였는데 철조망은 이중 삼중으로 더 막아 놓았으며~
존제산이 하루빨리 관광시설이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개방되었다는 소문과는 달리 위병소 정문도 열쇠로 잠겨져 있었다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정문 철책을 힘겹게 넘어가는데~
마치 북한에서 탈북한 사람처럼 묘한 기분이 들어서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철책을 무사히 넘어 임도를 따라 씁쓸한 마음으로 진행한다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철책이 사라지고~
폐허가 되어가는 벌교의 진산 존제산이 하루빨리 개방 되었으면 좋겠다
건너편에 보이는 KT중계소가 있는 672m봉 능선 정상이 마루금이다
골수 마루금파는 중계소 능선을 넘어가는 사람도 있다는데~
아예 길이 없고 고난의 길이라 하여 연약한 여자와 갈 수가 없어 포기를 한다
호남정맥 종주객들은 위병소 정문에서 주릿재까지 임도를 따라 진행한다
존제산은 뛰어난 산세와 많은 설화가 깃들어 있는 명산이지만~
정상에 군사시설과 한국통신 중계소가 있어서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정문에서 도로를 따라 40분 넘게 걸어야 이곳에 도착한다
좌측에 전봇대 두 개와 중앙에 볼록 거울이 있으며
또한 많은 선답자 시그널이 주렁주렁 달려서 산속으로 인도를 한다
호젖한 등로를 타고 내려서면 벌목지역이 나타난다
앞쪽으로 가야할 정맥길이 일목요연하고~
산객들이 지나가지 않았는지 자연의 모습이 살아 있는 듯하다
벌목지역을 내려서면 다시 임도와 만나게 된다
임도를 만나면 좌측으로 가야하며~
이곳에서 임도를 따라 편안하게 주릿재까지 진행한다
주릿재는 보성군 벌교읍과 율어면을 이어주는 고갯마루이다
한자로는 주로치(周路峙)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지명은 긴 밧줄을 틀어 놓은 것처럼 꾸불꾸불한 형국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주릿재 고갯마루에는 작은 소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쉬어갈 수 있는 팔각정 예쁜 정자도 있고~
우측으로 조정래의 대하소설인 태백산맥 문학비도 세워져 있다
주릿재 광장에는 존제산(尊帝山) 지명유래비가 만들어져 있다
고장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 계승하기 위해 세웠다면~
존제산을 개방하여 역사의 현장을 볼 수 있는 정상에 세워야 하지 않겠는가!
<주릿재에서 벌교 방향으로 내려가서 좌측으로 산길을 오른다>
태백산맥은 한국전쟁에서 민중의 고난사를 적나라하게 조명한 소설이다
그 암울했던 역사의 현장이 보성군 별교읍과 존제산 일원이며~
역사는 바람처럼 흐르지만 그 바람으로 인해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지지 않겠는가!
<주릿재를 뒤로하고 올라서면 토실토실한 밤이 길가에 지천이다>
율어면(栗於面)은 맑고 푸른 율어천이 조화를 이룬 산자수명힌 고장이다
옛부터 밤나무가 많고 그 지형이 알밤의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일명 밤어면이라 불렀는데 한자음으로 고쳐 율어(栗於)라 불리어 졌다고 한다
동소산 갈림길에 도착하면 이곳에서는 우측 외서면 방향이다
그동안 함께 해왔던 율어면과는 작별을 하고~
순천시 외서면을 만나 보성군 벌교읍의 시계(市界)를 따라 진행하게 된다
*주의 사항*
이곳에서 100m정도 내려가면 우측으로 돌아가는 등로를 버리고
직진 방향에 표시기를 잘 확인하고 진행해야 한다
맞은편 485.5m봉 능선을 보고 잡목숲으로 들어서면 묘지 2기가 나온다
어수선한 길에서 잡목을 뚫고 묘지 2기 있는 곳에 내려선다
좌측에 시그널이 걸려 있지만 우회하는 길이며~
앞쪽의 정식 마루금으로 내려가면 철계단으로 연결되는 지름길이다
묘지와 연결되는 길이라서 편안하게 철계단에 내려설 수 있다
이 길을 찾지 못하고 우회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이 무명고개는 보성군 벌교읍 추동리와 순천시 외서면 반룡리를 잇는 고개이다
포장도로에서 가파른 절개지에 로프가 없어 힘겹게 올라선다
능선에 올라서면 잡목과 수풀로 전쟁을 치러야 하며~
또한 급경사 된비알을 한동안 밀어 올리는데 코카 땅에 닿을 지경이다
베낭에 알밤을 잔뜩 짊어지고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간다
이런 고통을 "사서 고생 한다"라고 말을 하겠지요
잡풀을 헤치고 오르면 숨이차고 다리에 근육통도 심하게 느끼게 된다
지도상의 485.5m봉에 올라서 잠시 숨고르기를 한다
삼각점은 약간 우측의 수풀속에 숨겨져 있고~
준희님의 아크릴판은 좌측 나무가지에 매달려 잘 안보인다
산행을 하다보면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언제나 "준,희"라는 분을 만나게 된다
저 하고는 일면식도 없는 분이지만 누가 해달라고 부탁한 것도 아닌데~
사비를 들여서 후답자의 안전을 위하여 산길을 잡아주신 님에게 진심으로 고개를 숙여본다
어떤 공사인지 산판을 깎아 내리는 현장이 보인다
광활한 면적의 산을 파헤치고 있었는데~
아마도 태양광발전소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추정해 본다
친절하신 농장주의 글씨가 바닥에 뒹굴고 있다
좌측으로 농장의 능선이 마루금이지만~
우측으로 돌아서 가라고 길을 내준 농장주에게 감사할 뿐이다
지금은 폐허가 된 농장을 우측으로 돌아서 도로에 올라선다
이곳에서 우측 능선으로 바로 올라가면 좋으련만~
임도를 따라 100m정도 진행하여 우측으로 틀어서 마루금이 이어진다
이곳에서 무심코 지나가면 알바할 수 있는 지점이다
임도를 따라 회전리로 가는 사람도 있으므로~
앞쪽에 컨테이너 박스에서 우측으로 턴하여 마루금은 이어진다
농장의 소나무 묘목이 심어진 좋은 길따라 올라간다
능선에 올라서면 종점인 석거리재가 보이면~
백이산을 마주보고 우측으로 휘어진 능선을 타고 진행하여야 한다
산행을 하면서 항상 자연과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아직 내 인생에 희망이 있고~
그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이 아름다운 산이 있기에 행복한 시간이다
농장의 우측 능선을 타고 내려오면 갈림길을 만난다
가운데 능선이 정상적인 마루금이지만~
묘목을 심으면서 마루금이 사라졌으므로 우측 임도를 따라 진행해야 한다
이렇게 농장주가 묘목을 심으면서 마루금이 어수선하다
벌목지역 우측 가장 자리를 따라 진행하지만~
후답자들은 우측에 농장의 임도를 따라 맞은편 숲으로 들어서면 된다
잡목들이 사람키보다 훌쩍자란 등로를 뚫고 올라간다
죽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산길이지만~
산을 좋아하지 않으면 어찌 이렇게 험난한 산길을 오르겠는가
항상 마지막이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이 호남정맥이다
오늘도 잡목구간을 지나면서 실감하고 있으며
맥 잇기 산행이란 끝자락에 내 발자국을 찍어야만 끝이난다는 사실이다
지도에 높이만 나와있는 무명봉(415m)을 넘어간다
아직도 410m봉 하나를 더 넘어가야 하며~
안개속에 그렇게 멀게 느껴졌던 석거리재의 끝자락이 눈앞이다
자유당시절에 벌교에 가면은 주먹 자랑을 하지 말라고 하였다
제주의 말총을 비롯한 물산들이 드나들던 교역처였고~
따라서 돈이 많이 도는 융성한 동네라서 돈냄새 맏고 건달들이 많았다고 한다
다음 구간에 가야할 백이산이 하늘 높은줄 모르게 높아 보인다
잘려진 절개지의 모습이 산객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데~
무엇이 민초들을 위함인지는 잘 생각해서 실행에 옮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배롱나무 묘목이 심어져 있는 곳을 내려서니 자동차소리가 요란하다
①번 화살표 방향은 묘목을 심어서 마루금이 없어졌으며~
후답자들은 ②번 화살표 방향의 임도를 따라 휴게소 앞마당으로 내려서야 한다
외서면은 순천시의 서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제일 규모가 작다
면의 전체가 비교적 해발300m가 넘는 높은 지형으로
토질이 비교적 척박해서 고사리와 딸기를 재배하여 소득을 올리고 있다
석거리재는 순천시 외서면과 보성군 벌교읍의 경계를 잇는 고갯마루이다
휴게소 주유소앞에 커다랗게 서 있는 빗돌이 눈길을 끌었으며
석거리재는 원래 "섶거리재"로 고개에 섶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울~몽실님! 지뢰지대와 잡목과 잡풀을 헤치고 오면서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완주하였다는 희열감 때문인지 얼굴에는 미소가 번지였으며~
석거리재 휴게소 식당의 입갑판을 바라보며 스틱을 접고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태백산맥의 작가는 염상구가 외서댁을 겁탈하는 장면을 참꼬막 맛에 비유하였다
외서댁을 덮친 후 하는 말이 가심이 찌르르하게 꼭 겨울 참 꼬막 맛이여~
벌교 꼬막정식이 그렇게 맛이 있다고 하는데 다음 산행을 위해 기를 보충하고 가야겠지요
◎ 산행인원 : 울~몽실님과 함께 ◎ 산행시간 : 06 :230 ~ 17 : 40 (11시간 20분) ◎ 날씨 : 아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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