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제20구간 2차(석거리재 - 조계산 - 접치)까지 종주산행▣
◎ 산행일시 : 2017년 09월 30일 (토요일)
◎ 산행위치 :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 순천시 외서면, 낙안면, 송광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 산행구간 : 석거리재 - 백이산(伯夷山, 582m) - 빈계재(牝溪峙) - 고동재(高動峙) - 고동산(高動山, 709m)
장안치 - 큰굴목재 - 작은굴목재 - 배바위 - 조계산(장군봉, 884m) - 장박골몬당 - 접치재
◎ 산행거리 : 석거리재 ~ 2.2Km ~ 백이산 ~ 1.6Km ~ 빈계재 ~ 5.7Km ~ 고동산 ~ 3.7Km
장안치 ~ 0.7Km ~ 큰굴목재 ~ 1.9Km ~ 조계산(장군봉) ~ 4.3Km ~ 접치재
도보거리 = 약 20.2Km 실제도보거리 = 약 20.5Km
◎ 산행인원 : 울~몽실님과 함께 ◎ 산행시간 : 06 : 10 ~ 16 : 40 (10시간 30분) ◎ 날씨 : 아주, 맑음
◐ 조약봉에서 시작하여 호남 내륙을 관통하는 호남정맥(湖男正脈)이란? ◑
호남정맥은 3정맥 분기점인 조약봉(鳥躍峰)에서 시작하여 호남(湖南) 내륙을 관통하여 백운산(白雲山)과 망덕산(望德山)을 거쳐
광양만 외망 포구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430Km의 산줄기를 말하며 호남정맥상에 있는 주요산으로는 최고봉인
광양 백운산을 비롯하여 내장산, 추월산, 강천산, 무등산, 제암산, 조계산 등의 명산이 있으며 9정맥중에서 가장 긴 정맥(正脈)이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곳이 없어지고, 자연을 훼손 한다면 갈곳이 없어진다
산악인은 산에 오르면 쓰레기와 추억의 사진외에는 가져오지 말고~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금수강산 발자국외에 아무것도 남기지 말자
***** 호남정맥 제20구간(석거리재 ~ 접치재) 산행지도 *****
석거리재는 순천시 외서면과 보성군 벌교읍 경계를 잇는 고갯마루이다
원래는 "섶거리재"로 고개에 섶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며
옛날에는 벌교쪽에서 올라오면 꾸불꾸불하여 교통사고가 자자한 곳이였다
석거리재는 휴게소가 있어서 종주객들이 많이 이용한다
간단하게 아침식사와 커피도 마실 수 있으며~
휴게소 도로를 가로질러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올라간다
소설 "태백산맥"에서 벌교 출신 양효석이 벌교지구 계엄사령관으로 부임하자마자
빨치산으로부터 벌교를 지키기위해 진지를 구축했던 곳이 바로 석거리재이며~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석거리재 빗돌을 바라보며 오늘도 문화와 역사를 배우러 산행을 시작한다
태백산맥에서 염상구의 아이를 임신한 몸으로 남편 강동식을 피해서
외서댁이 석거리재를 넘어 친정으로 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소설속의 주인공들이 금방이라도 튀어 나올것 같은 석거리재의 아침 풍경이다
한많은 석거리재를 뒤로하면 또한번 가슴아픈 현장을 보게 된다
잘려진 절개지의 모습이 산객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데~
무엇이 민초들을 위함인지는 잘 생각해서 실행에 옮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임금님 수라상의 8진미(珍味) 가운데 1품으로 진상 되었던 것이 벌교 참꼬막이다
참꼬막이 얼마나 맛있었던지 벌교 사람들은 "감기 석 달에 입맛은
소태같아도 참꼬막 맛은 변치 않는다"는 말을 한다, 그만큼 물리지 않은게 벌교 참꼬막 맛이다
옛날에 고흥은 물론 보성의 장꾼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는 곳이 바로 별교장이다
장이 설 때면 참꼬막 한 접시와 막걸리를 앞에 두고 외서댁을 들먹였는데
지금도 벌교에 가서 외서댁 꼬막맛집에서 막걸리 한사발 들이키는 것도 벌교 여행의 낭만일 것이다
아직 분단이라는 냉엄한 현실앞에서 60여년전 근대 역사의 현장 중에서
존제산 아래 율어면은 가장 이념의 갈등이 심했던 한 곳이다
백이산을 가파르게 오르면서 많은 생각들이 교차하게 되는데
지금의 현실에서도 사회주의가 민주주의 보다 정당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을까?
가파르게 고도를 높여 백이산 전위봉에 올라선다
백이산이라서 그런지 수목은 사라지고~
억새밭에서 사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은 가히 환상적이다
백이산을 오르는 이정표와 등로관리는 참으로 잘되어 있다
석거리재에서 백이산까지 3.5Km라고 해놓았는데~
하지만 실제거리는 2.2Km이므로 거리표시는 조금 신경을 써야겠다
능선길을 따라서 가을 냄새가 흠뻑 나게하는 산길이다
수목이 없는 억새풀 지대이고 조망도 좋아서~
사방으로 펼쳐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을 지경이다
능선에서 바라보는 운무(雲舞)는 가히 환상적이다
이런 풍경에 산과 질긴 인연이 되었으며
하루를 산에다 묻으려는 마음으로 담고 또 담아서 걸어 갈 것이다
저 아름다운 운무(雲舞)의 퍼포먼스는 우리를 감탄게 하였다
이 풍경을 보고 서둘러 가는 것은 재악이 아니겠는가!
저 멀리 모후산 뒷쪽으로 광주의 무등산도 우리를 지켜보며 반가워 한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춤을 추는 억새도 어찌나 이쁜지~
백이산을 바라보며 추억을 만들어 보았으며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볼 거리가 많아 눈이 호사를 누리는 산행이다
남도의 산길에도 서서히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로프가 설치된 지점을 헉헉하고 오르면~
백이산 정상부가 드러나면서 환상적인 조망이 펼쳐진다
한시간 넘게 올라오니 드디어 백이산 정상이다
백이산이 있으니 숙제산도 있을 것인디~
오늘은 운무가 퍼포먼스를 만들면서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지난 구간에 지나왔던 존제산의 산그리메가 장관이다
뒷쪽으로 제암산도 아스름하게 보이고~
주릿재에서 걸어온 호남정맥 산줄기가 석거리재까지 일목요연하다
백이산(伯夷山, 582m)은 순천시와 벌교읍의 경계에 있는 명산이다
옛날에는 낙성일대가 바다였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이 산봉우리에 배를 맨 자국이 있다고 하여 배이산 또는 백이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정상부에는 사각 기둥의 정상석이 있다
정상석이 향하는 방위가 왠지 이상하게 보였는데~
마치 힘들게 올라선 사람들을 외면하고 옆으로 돌아서 있는 모습이다
한편으로는 이 산에서 고사리가 많이 나서 고대 중국(고죽국) 은(殷)나라의 마지막 충신인
백이(伯夷)와 숙제(叔齊) 형제가 주나라의 침공으로 망하자 주나라 땅의 곡식은
먹을 수 없다며 수양산으로 들어가 고사리로 연명했다는 고사에서 이름이 연유했다고도 전해진다
사방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조망에 백이산을 떠날수가 없다
언제 또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겠는가!
조계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여인의 젖가슴처럼 멋진 자태로 산객을 유혹한다
낙안은 예로부터 자연경관이 좋아 많은 시인묵객들의 음풍의 대상이 되어 왔다
아름다운 경치를 상징하는 낙안팔경(樂安八景)이 전해 내려오는데~
이는 금강모종, 백이청풍, 오봉명월, 보람조하, 옥산총죽, 원포귀범, 용추수석, 안동화류이다
백이산을 넘어서면서 그동안 함께한 보성군과는 작별을 한다
새롭게 순천시 낙안면을 만나게 되면서~
이제 온전하게 순천시로 들어와 외서면과 낙안면의 면계를 따라 진행한다
넓은 평야와 풍요가 넘치는 낙토민안(樂土民安)의 땅이다
뒷쪽으로 여자만의 바다풍경도 시야에 들어오면서~
가야할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고 지금이 가장 행복함을 느끼는 시간이다
맞은편으로 금정산과 오봉산 아래에 낙악읍성이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낙안읍성은 조선시대의 성과 동헌, 객사, 초가가 원형대로 보전되어
실제로 성안에 100여세대가 사람이 사는 민속 고유의 전통마을이다
민속 학술자료는 물론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유일한 곳이다
백이산은 그렇게 높지도 않은데 조망이 광활하게 펼져진다
저 멀리 지리산 주능선이 아스라하게 펼쳐지고~
우측으로 호남정맥의 종착역인 백운산도 모습을 보이면서 끝이 보인다
백이청풍은 백이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말한다
그래서인지 봄에는 철쭉이 가을에는 억새가~
바람에 춤을 추면서 산객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놓아 주지를 않는 곳이다
이곳은 봄철에 연분홍 철쭉으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억새도 군락을 이루고 있어
이렇게 가을에 걸어도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산이다
이 지역 사람들의 품성만큼이나 억새군락지가 펼쳐져 있다
영남알프스의 고원을 걸어가는 듯한 기분이며~
바라만 보아도 황홀하고 아름다움에 정말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여자만의 푸른바다가 잔잔한 호수를 연상시키게 한다
우측으로 명산인 팔영산도 실루엣으로 보이고~
고흥 반도의 작은 섬들이 올망졸망 환상적인 비경을 자랑한다
이런 풍경을 보기위해 산을 오른지도 모른다
바람에 몸을 맏기고 서 있노라면
아름다운 풍경에 몸과 마음이 저절로 치유가 된 기분이다
소나무 한 그루가 있는 쉼터에서 아예 가방을 내렸다
아름답게 펼져지는 조망에 만찬을 즐겼으며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두고 산길을 재촉하는 것은 재악이 아닌가!
오늘 우리의 산길은 정맥 산행이 아니라~
그야말로 만고강산 유람할제이며~
배도 부르고 커피까지 마셨으니 길 떠나기가 싫어진다
낙안읍성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읍성과 민속마을이 함께 조성되었다
우리나라 3대 읍성 중의 하나이며 사적 302호로 지정 되었으며
성안에 실제로 사람이 거주하는 곳으로 대한민국 관광지 16위로 선정된 역사유적지이다
지금쯤 아무리 못가도 고동산을 올라가고 있을 것인데
구경하고 추억 만들면서 하염없이 놀았더니~
이제야 백이산과 작별을 고하고 빈계재를 향하여 내려간다
호남정맥은 전북 진안 땅 조약봉에서 시작하여 남으로 달려왔다
순천땅에 들어오니 백운산이 보이면서 끝이 보이고~
이제는 구례군과 광양시만 지나면 되는 것이니 힘들어도 힘을 내어보자
송기마을 갈림길을 지나 내리막 등로를 타고 빈계재에 도착한다
조선시대에 낙안읍에서 동복과 낙수로 가는 길목이었고~
현재도 순천시 낙안면에서 외서면을 연결하는 58번지방도가 고개를 지나간다
조선 말 金南波의 시집 풍월집(風月集)에 빈계재(牝溪峙)라 쓰인 기록이 있다
백이산 아래에 태어나 흙으로 낙안성을 쌓은 김빈길장군의 이름을 따서
"빈길재"로 부르던 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빈계재(牝溪峙)로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선택은 자유지만 빈계재에서 올라서면 정맥길은 좌측이다
하지만 우측으로 우회하는 편안한 임도길이 있어서~
좌측의 정맥길은 길이 분명하지 않아 보편적으로 우측으로 올라간다
혹자도 편안한 임도를 따라서 능선에 올라선다
좌측 능선이 실질적인 마루금이며~
능선에 올라서면 철조망이 있는 지점에서 정맥길을 만나게 된다
용도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철조망을 따라 진행한다
우측으로는 편백나무숲이 조성되어 있으며~
백이산에서는 멋진 조망을 이번에는 상쾌한 공기를 선사해준다
일본에서는 편백나무를 히노끼(檜木,ヒノキ)라고 부른다
비슷한 "스끼(수기나무)"나무는 배를 만들고~
히노끼는 궁궐을 짓는 최고의 건축재이고, 신목(神木)으로도 불린다
철조망 펜스를 좌측에 두고 봉우리를 오르내린다
지도상의 465m봉을 그냥 스쳐 지나가고~
또한번 481.8m봉을 넘어서면 안부에 의자가 있는 쉼터를 만난다
이정목과 나무의자가 있는 안부의 쉼터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가방을 내리고 휴식을 하였으며~
등산로 정비와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진행에 어려움이 없다
청아한 새소리를 들으며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숲속의 아침 공기가 상큼하기 그지 없으며
또한 백이산이 곁에 있어서 그런지 고사리나무가 지천이다
지도상의 519.4m봉에서 발걸음에 도장을 찍는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 사방으로 트여서~
울~몽실님과 유유자적 걸어가면서 많은 추억을 만들어 보리라
508m봉을 오르면서는 등산로 정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등로를 점령한 수풀에 이슬을 털고 올라 가랴~
거미줄까지 청소를 하면서 올라가는 울~몽실님! 고생이 많다
508m봉을 넘어가면서 뒤돌아보니 백이산도 점점 멀어져 간다
뒤쪽으로 지난 구간에 힘들었던 존세산도 선명하고~
백이산 우측으로 순천시 외서면 장사리 마을의 풍경도 평화롭게 보인다
앞쪽으로 511.2m봉과 고동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산은 이렇게 묵묵히 아무런 말이 없지만
말없는 나를 닮으라 하고 신선한 공기만 마시고 가라한다
물봉굴재는 전남 순천시 낙안면 목촌리에 있는 고개이다
수풀이 자라서 고개의 흔적은 볼 수가 없었으며~
하지만 낙안면 목촌리와 외서면 신덕리를 잇는 고개로 추정해본다
등산로는 뚜렸하지만 잡목들이 등로를 접령해 버렸다
오름길의 등산로가 제법 운치 있는 길이며~
새로 조림한 편백숲의 향기에 오름길이 힘들어도 힘을 내어본다
산이란 가파르게 올라야 제 맛을 느끼는 것 같다
사랑도 주고받아야 오래 지속이 되듯이~
산도 자주 올라야 산과 진정한 사랑이 이루워지지 않겠는가
준,희님의 아크릴판이 걸려 있는 511.2m봉에 올라선다
정맥길에 이 표지판이 없으면 왠지 불안하는데~
역시나 반가웁고 지도상의 현위치를 찍는 역활을 톡톡히 한다
순천의 진산인 금전산의 산세도 아름답게 보인다
아래로 낙안읍성이 아늑하게 보이며~
언젠가는 금전산-오봉산-제석산을 연결하는 산행을 해보고 싶다
좌측으로 눈을 돌리면 지리산 천왕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가운데 호남정맥의 최고봉인 백운산도 선명하고~
백운산 억불봉 넘어로 호남정맥의 종착역인 외망포구가 있을 것이다
잡풀로 인해서 바로앞에 등로도 분간하기 어렵다
잡목과 잡풀을 헤치고 어렵게 진행하는데~
거기에 딸기나무까지 합세하여 결코 만만치 않은 산행이다
남도에는 편백나무가 참으로 많다는 생각이 든다
편백나무숲의 휴양림을 조성하려는 것인지~
벌목을 하고 피톤치드가 많이 배출하는 편백나무를 심어 놓았다
벌목지역은 양쪽 사면을 따라 고동치까지 이어진다
우측으로 고동산이 가깝게 와 있는데~
정상의 통신안테나가 마치 골프장 홀 컵의 깃발처럼 보인다
수풀을 헤치고 가는 길이 힘들지만 들꽃이 지천으로 반긴다
울~몽실님! 들꽃이 좋아서 어찌할줄을 몰라서~
힐링의 숲길이라 오늘 헤지기전에 도착할 수 있을런지 모를 일이다
이번에는 으악새 꽃이 가을의 백미를 보여준다
자연이 살아 숨쉬는 운치 있는 길이라서~
힘이들어도 힐링의 숲길이라 마음이 녹아 내리는 길이다
마루금상에는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산길을 수놓고 있다
아무도 보살펴 주지 않았어도 아름답게 피었으며~
산이 좋아서 찾아온 사람에게 꽃의 향기로 만찬을 베풀어 준다
고동치라 생각했었던 비포장 임도에 도착한다
맞은편 600m 고지를 올라가야 하지만~
길에 흔적이 사라진 후로는 종주객들이 임도를 따라 진행한다
호젖한 임도길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유럽의 알프스를 걸어가는 기분이며~
짙푸른 녹음속은 마치 동화속의 숲속처럼 아름답게 보인다
고동재에 들어서면 함께한 외서면과 작별한다
순천시 송광면으로 들어서게 되면서~
이제부터는 송광면과 낙안면의 면계(面界)를 따라 진행한다
고동치는 전남 순천시 송광면 장안리와 낙안면 목천리를 잇는 고개이다
고동산 정상아래 너덜경에서 임진왜란 발발 직전에 난(亂)을
예고하는 산고동이 울었다고 하여 이 고개를 고동치(高動峙)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정목에는 남도삼백리(오치오재길)라는 길을 홍보하고 있었다
오치오재길은 낙안읍성에서 고동산과 장군봉을 거쳐서~
승주읍 접치재를 연결하는 길이 16Km코스로 호남정맥의 일부 구간이다
고동산 오름길은 억새와 꽃향기에 황홀한 길이다
야생화와 풀냄새에 마음이 안정되고~
그저 말이 필요없고 걸어가고 있음에 행복한 순간이다
널찍한 방화선을 따라 오르면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마치 드넓은 초원을 걸어가는 기분이 들었으며~
막힘없는 시원한 조망이 지금까지 걸어온 시간을 보상해준다
완만한 오름길을 꾸준히 걸어서 고동산에 올라선다
정상에는 KT통신기지국이 자리잡고 있고
산불감시초소는 감시요원이 주말이라 그런지 자리에 없었다
고동산(高動山, 709m)은 순천시 송광면과 낙안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정상 아래에 너덜경에서 임진왜란 발발 직전에 난(亂)을 예고하듯이 산고동이 울었다고 전해져 오며
날씨가 흐리면 산고동이 울어 주민들은 비나 눈이 오겠구나 하면서 일기를 예측 하였으며
이러한 이유로 산아래 재를 꼬등재 또는 고동재라 부르고 고동재가 있는 산이라 하여 "고동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고동산 정상에서는 사방팔방으로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다
낙안읍성의 들판도 황금빛으로 서서히 물들어가고~
겹겹히 물결치는 아름다운 산과 바다가 보이면서 눈이 호강을 한다
좌측으로 눈을 돌리면 호남의 젖줄인 주암호의 푸른 물결도 보인다
뒷쪽으로 어머니 산이라 불리는 모후산이 다가와 있고~
그 너머로 무등산을 따라서 지나온 호남정맥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는 시간이다
정상을 내려서면 우측으로 고동산유래비가 세워져 있다
고동산은 봄철에는 철쭉제가 열리는 곳이고~
가을에는 억새가 춤을 추면서 많은 산객과 비박꾼들이 모여든다
조계산의 연산봉과 장군봉을 이어주는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향이 남쪽이라 나에게 조계산은 뒷동산 같은 산이지만~
지나간 시간은 추억에 묻히기에 새로운 추억을 만들면서 유유자적 걸어갈 것이다
정상을 내려서면서 은빛 억새의 향연을 만끽한다
어떻게 억새의 물결에 딱 맞춰서 왔는지~
억새의 향연이 양쪽으로 펼쳐지면서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마루금을 따라 SK텔레콤 기지국까지 억새로 뒤덮혀 있다
고동산은 그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이렇게 드넓은 억새 군락지가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오프로드 차량은 기본이고 승용차도 올라올 수 있다
달이 뜨는 억새철에 야영하러 이곳에 온다면
달빛에 젖어 억새의 물결에 환상의 밤을 보낼 수 있으리라
산능을 따라 햇살을 받은 억새는 은빛으로 출렁 거린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은다면 그것은 억새가 아니며
불어오는 바람에 억새의 몸짓이 춤을 추면서 우리를 즐겁게 해준다
산행은 우연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기에 행복한 것이다
파아란 하늘에 흰 구름도 멋진 배경이 되어주고~
이렇게 화려한 억새의 향연을 보면서 걸어가는 호남길이 즐겁기만 하다
SK텔레콤 기지국앞에서 마루금은 우측 방향이다
조계산 장군봉 6.0Km을 안내하고 있으며~
오름과 내림의 반복이 있지만 이곳에서 산길은 비교적 편안하다
<송전탑이 있는 696m봉으로 스처 지나간다>
호남정맥도 순천시와 접하면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오늘 구간은 산행의 기복이 그렇게 심하지 않으면서~
순천의 진산 조계산을 지나가면서 즐거운 산행이 예상되는 구간이다
순천시에서 남도삼백리(오치오재길)길이 접치까지 이어진다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와 역사를 홍보하려면~
높은 봉우리에는 쉼터도 만들어 놓고 변화를 주어햐 할 것이다
활엽수가 울창하고 포근한 안부에 도착한다
이곳이 장안치로 생각되는 곳이며~
지도상으로는 장안치가 조계산 도립공원의 경계가 된다
지도상의 삼각점이 있는 700.8m봉에 올라선다
좌측 숲속에 삼각점이 숨겨져 있으며~
특별하게 볼 것은 없지만 앞쪽으로 조망이 시원하다
산세가 가을 산행을 만끽하기에 아름다운 구간이다
조계산은 송광사와 선암사의 명찰이 있어~
경관이 아름다워 사시사철 산객들이 끊이지 않은 순천의 진산이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705m)를 가볍게 넘어간다
조망이 가려져 기능을 상실한 초소로 보이는데~
나랏일을 하는 사람들이 국민편에 생각하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것들이다
장안치는 순천시 송광면 장안리와 승주읍 남양리를 잇는 비포장 임도이다
옛날 민초들의 통행로로 많이 이용되었을 고갯마루로 보여지는데~
지금은 산림자원을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해서 트럭들만이 오고가고 있을 뿐이다
<아주 호젖한 등로를 타고 산죽밭을 지난다>
정맥 마루금은 우측 능선을 타고 깃대봉을 올라가햐 하는데
마루금상에 있는 깃대봉(690.2m)을 놓치고 말았다
깃대봉은 승주읍 죽학리에 있는 산으로 정상에도 산죽으로 둘러싸여 있다
동네 뒷산처럼 넘어 다녔던 선암굴목재(일명;큰굴목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조계산의 유명한 보리밥집이 있으며~
순천시에서 선암사와 송광사를 잇는 구간을 "천년불심의 길"이라 명명하여 놓았다
큰목재에서 작은굴목재 가는길은 동네 마실길을 걷는 기분이다
숲속의 정원처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라서~
산죽밭을 따라 걸으면서 세속의 욕심을 버리고 명상의 시간도 가져본다
완만하고 호젖한 등로를 따라서 작은굴목재에 도착한다
작은굴목재도 선암사와 송광사를 잇는 고갯길이며
여수, 순천, 광양 사람이라면 이 고개를 넘어서 보리밥집 추억이 있을 것이다
조계산 우측 아래에 위치한 사찰 선암사는 한국불교태고종의 본찰이다
태백산백으로 잘 알려진 조정래 작가가 이곳에서 태어났으며
그래서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많은 이야기들이 이곳과 관련된 지명들이 많다
비탈진 바윗길을 타고 땀방울를 뻘뻘 흘리며 올라간다
중간쯤에 등산로 보수 공사를 하고 있었으며~
장군봉 오름길은 지친 몸으로 오르기에는 고통이 수반되는 구간이다
어렵게 배바위에 도착하여 로프를 타고 올라가본다
배바위는 먼 옛날에 온통 물에 잠기는 엄청난 홍수가 발생하여
사람들이 배바위에서 밧줄을 묶고 기다렸다가
홍수가 끝나고 살아 남은 사람들이 이 세상을 열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석거리재에서 걸어온 나의 발자취가 일목요연하게 펼쳐져 있다
뒷쪽으로 지난 구간에 힘들었던 존제산도 우뚝하고~
참으로 멀리도 그리고 용케도 잘 걸어 왔다는 환희가 밀려오는 시간이다
조계산 아래의 산자락에 선암사가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 아래로 호남의 젖줄인 주암호가 넘실거리고~
좌측으로 백운산의 억불봉이 보이면서 가슴에 고운 추억이 쌓이는 시간이다
배바위는 20여년 전 까지만 하여도 배바위에 조개껍질이 붙어 있었다고 한다
전설적인 이야기로는 신선(神仙)이 이 바위에서 바둑을 두었다 하여
신선바위 즉 선암(仙巖)이라 부르면서 선암사 지명이 유래 하였으며
조선 정조는 후사가 없었는데 배바위에서 백일기도를 한 후에 후사를 얻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 산객은 어느 신도 믿지 않은 무교이지만 돌 하나를 올려 놓는다
힘들때 산에 오르면 무탈하게 안전 산행을 기원 하였으며~
언젠가는 의지가 약해지고 삶이 팍팍해지면 종교를 가질 수 있는 날이 올런지~
조계산(曺溪山, 884m)은 순천시, 송광면, 주암면, 승주읍 경게에 위치한 산이다
태고종의 유일한 총림인 선암사와 승보사찰인 송광사가 자리하고 있으며
고온다습한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산세가 수려하여 예로부터 소강남이라 불렀다
정상에서면 중앙으로 내리뻗은 호남정맥의 산줄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여수, 순천, 광양 사람들의 소원탑이 정상에 자리잡고 있으며
순천에 미인이 많은 까닭은 인심좋고 경치좋은 조계산의 맑은 물 때문이라고 애기를 한다
조계산의 송광사는 한국의 삼보(三寶) 사찰 가운데 승보(僧寶) 사찰로서 유서깊은 절이다
승보사찰은 불교 교단을 이루는 세 가지 요소인 불(佛), 법(法), 승(僧) 가운데
보조국사 지눌 이후 16국사를 연속으로 배출한 헌걸찬 역사가 승보사철 송광사의 위상을 말해주고 있다
장군봉을 넘어서면 날씨가 화창하여 선계가 펼쳐진다
모후산 넘어로 무등산이 가깝게 보이고~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연산봉을 넘어서 조계산 전체가 한눈에 보인다
<우리나라 백과사전을 찾아보면 산줄기 개념 설명 자체가 이러하다>
산줄기 개념상으로 소백산맥이 어디서부터 시작하고 어디서 끝이나는지 잘 모르겠다
백과사전에 조계산이 소백산맥의 끝이라고 하시니 이해를 못하겠네요
산맥 개념은 제대로 이해할 산줄기를 표시하고 있기나 하는 것인지~
지금 걸어가고 있는 산줄기가 호남정맥임에도 오락가락한 산줄기 개념으로
우리와 자식들이 잘못된 교과서로 배우고 있으니 일제의 잔재인 산맥 개념을 정리해야 할 것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온 시기에는 늘상 질퍽거리는 곳이다
산객들의 배려 차원에서 등산로를 개선해 놓았으며~
조계산은 어머니처럼 포근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 호남의 명산이다
조계산은 산세가 수려하여 예로부터 소강남의 명산으로 불렀다
깊은 계곡과 울창한 숲 그리고 불교 사적지가 많고~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점을 고려하여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 선정되었다
나무계단을 팍팍하게 밀어올리면 삼거리갈림길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직진하면 송광사로 내려가는 길이며~
호남정맥 마루금은 우틀하여 장박골몬당에서 접치재로 내려간다
장박골몬당(869m)에는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몬뎅이는 산의 높은 곳을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이며~
봉우처럼 생겼으나 제이름을 갖지 못한 꼭대기를 "몬뎅이"라고 부른다
이 산객에게는 접치재 하산길은 눈에 선한 길이다
가파르게 내려가면 넓은 공터가 나타나고~
걱정했던 등로는 새롭게 정비를 하여 참으로 양호한 느낌이다
아름다운 산길은 우리만이 독차지하고 내려간다
오늘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돠어서 그런지~
조계산을 찾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는다
산꾼에게 산행하기 좋은 계절이 따로 있을까요?
요즘이 산행하기 좋은 최적의 계절이며
특징이 없는 하산길이지만 솔향기 가득하고 아늑한 길이다
이제 서서히 마무리를 하면서 접치재로 내려간다
소중한 추억을 가슴속에 가득히 채우고~
내려가는 발걸음은 한없이 가볍고 즐겁기만한 시간이다
조계산은 자연환경이 좋아 여수, 광양, 순천 사람들의 휴식공간이다
보편적으로 선암사를 들머리로 많이 이용하고 있지만~
요즈음에는 입장료를 내야하는 불편함 때문에 접치를 이용하는 산객들이 많아졌다
조계산은 언제든지 찾아와도 어머니 품처럼 포근하고 넉넉한 마음을 준다
또한 백이산에서 사방으로 펼쳐지는 풍경도 아름다웠지만~
고동산에서 자연이 토해낸 억새의 은빛 물결은 잊혀지지 않을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접치(接峙)는 순천시 주암면 행정리와 승주읍 두월리를 잇는 고개이다
남쪽의 조계산과 북쪽에 있는 오성산이 서로 마주보고 있고~
두월육교 아래로 호남고속도로가 지나가고, 국도와 인접한 고개여서 교통이 편리하다
두월육교앞에서 물탱크 우측으로 오성산을 오르는 들머리를 한컷으로 마무리한다
험한 산길에서 언제나 동행해주는 들꽃이 있기에 우리는 행복 하였으며~
또한 백이산과 조계산에서 즐거웠던 시간들을 가슴속에 깊숙히 저장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 산행인원 : 울~몽실님과 함께 ◎ 산행시간 : 06 : 10 ~ 16 : 40 (10시간 30분) ◎ 날씨 : 아주, 맑음
그립고 그리운 사람 - 이성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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