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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간 9정맥종주▩/백두대간(완주)

백두대간 28구간(구룡령-조침령) 종주산행

백두대간 제28구간(구룡령 - 갈전곡봉 - 조침령)까지 종주산행

◎ 산행일시 : 2013년         04월           28일          (일요일)

◎ 산행위치 : 강원도 홍천군 내면, 인제군 기린면, 양양군 서면에 걸쳐있는 산이다 

 

◎ 산행구간 : 구룡령(56번국도) - 구룡령옛길정상 - 갈전곡봉(葛田谷峰, 1,204m) - 조경동,왕승골갈림길

                      연가리골갈림길 - 1.061m봉 - 1.059m봉 - 황이리갈림길 - 쇠나드리갈림길 - 조침령(418번지방도)

 

◎ 산행거리 : 구룡령 ~ 1.3Km ~  구룡령옛길정상 ~ 2.7Km ~ 갈전곡봉 ~ 3.4Km ~ 왕승골삼거리 ~ 3.5Km 

                      연가리골안부 ~ 7.6Km ~ 쇠나들이고개 ~ 2.2Km ~ 조침령 ~ 1.6Km ~ 진동리(설파마을) 

                      도보거리   =   약  22.3Km           실제도보거리   =   약 23.5Km

 

◎ 산행인원 : 울~몽실님과 함께     ◎ 산행시간 : 07 : 50 ~ 16 : 40  (08시간 50분)      ◎ 날씨 :  흐림, 맑음

 

            ◐ 한반도 등뼈를 이루는 산줄기의 백두대간(白頭大幹) 종주 산행이란?

백두대간(白頭大幹)이란? 백두산(白頭山, 2.750)의 병사봉(兵使峰)에서 시작하여 계곡이나 강(江)을 건너지 않고 산줄기 만으로

지리산의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큰 산줄기를 백두대간이라고 한다, 백두대간은 우리땅의 골간을 이루는 한반도의 등뼈이며

이는 우리땅 전체가 남과 북이 하나의 대간으로 이어져 있음을 뜻하며,  백두대간에서 장백정간과 13개 정맥이 갈라지면서

한반도는 비로소 삼천리 금수강산이 되었으며,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지리산에 이르는 1400Km여의 산줄기가 바로 백두대간이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곳이 없어지고, 자연을 훼손 한다면 갈곳이 없어진다

산악인은 산에 오르면 쓰레기와 추억의 사진외에는 가져오지 말고~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금수강산 발자국외에 아무것도 남기지 말자

 

 

 

 

구룡령은 일본 강정기에 지원찬탈을 목적으로 개설된 도로를 확포장한 것으로

원래 이곳은 "장구목이"라 불리던 곳이며, 옛 구룡령은 이곳에서

좀 떨어진 해발 1.058m의 지점에 백두대간 마루금이 지나가는 샛령을 말한다

 

 

 

 

신 구룡령에는 동물이동통로가 있고 휴게소가 있으나 산림청에서 인수하여 "산림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휴게소 건물이 개인의 살림집으로 바뀐채 차량을 통제하는 차단기를 설치하여 56번국도상에

행락객들의 차량을 막고 있었는데, 공유 시설을 개인의 통제하에 방치한 우리나라 행정력은 어처구니가 없다

 

 

 

 

구룡령은 강원도로 넘는 5개령(대관령, 한계령, 미시령, 진부령)중 가장 높은 고개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고개이며, 신 구룡령으로

양양군 서면 갈천리와 홍천군 내면 명개리를 이어주는 고갯길인데 지금은 한산한 편이다

 

 

 

 

구룡령 백두대간 표지석을 뒤로하고 조침령으로 향하는 산행 들머리에 발을 놓는다

입구에는 입산금지라는 플랭카드가 걸려 있는데

오늘도 마음편하지 못한 산행을 시작한다, 요즘 강원도 땅은 봄나물 축제가 한창이다

 

 

 

 

하늘은 무엇이 노여운지 구름을 잔뜩 끌어모아 금방이라도 무언가 토해낼 듯한 흐린 날씨이다

온갖 편의시설과 등로 보호를 위한 조치들을 활발히 펼쳐지고 있는데,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문걸어 잠근채 등산로 폐쇄로 일관하니 도대체 무슨 배짱인가 옛 구룡령 정상을 향해 목재테크를 올라간다

 

 

 

 

구룡령은 용(龍) 아홉마리가 고개를 넘다 지치면 약수터에서 목을 축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그래서 아홉마리 용의 고개라고도 불리며

그리하여 구룡령부근에느 갈천약수, 삼봉약수, 방동약수 등 옛 부터 효험 자자한 약수터가 유난히 많다고 한다

 

 

 

 

5월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능선에 올라서니 겨울산행 분위기를 연출한다

남도에는 꽃구경으로 봄을 즐기는 행락객들이 한창인데

이곳은 매서운 날씨가 위력을 과시하면서 구룡령의 일만골짜기가 하얀 눈으로 뒤덮혀 있다

 

 

 

 

양양과 홍천 사람들이 물건을 바꿨던 옛 구룡령 정상인 고개마루에 도착한다

한 때 이곳에 주막이 서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작은 터만 있을 뿐! 예전의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도무지 찾을 수가 없는 것 같네요

 

 

 

 

옛 구룡령 정상(1,058m)은 영서 지역인 강원도 홍천군 내면과 영동 지역인 양양군 서면의 경계이다

가파른 아흔아홉 굽이를 돌고 돌아야 고갯마루에 올라설 수 있다고 해서 구룡령이라 부르며

또한 양양 사람들은 오징어와 새우젓을 가져왔고 홍천사람들은 고구마, 감자와

옥수수를 가져와 이곳 주막에서 막걸리 한잔 하면서 물건을 바꾸었다고 해서 "바꾸미길"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구룡령 옛길은 봇짐장수의 체취가 골골이 스며든 한국판 차마고도라 할 수 있으며

언젠가 꼭 한번 걸어봐야 할 길인 것 같다 죽령옛길, 문경새재,

문경의 토끼비리와 더불어 문화재청으로부터 명승길로 지정될 정도로 옛길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다

 

 

 

 

갈전곡봉을 향하는 길에는 이정표가 잘 되어 있으며 마루금이 우측으로 틀어지면서 진행을 한다

선조들의 채취가 고스란히 담긴 옛길을 걸어본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신부는 고개를 넘으면서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을 구절양장길 옛 유생들은

술병을 옆구리에 차고 노송 아래서 시를 읊기도 하다가 지치면 행장을 꾸렸을 구룡령의 옛길을 상상해본다

 

 

 

 

이곳은 오지의 산으로 바같구경하기가 싶지 않다 우측으로 양양의 갈천리 방향이 보인다

양양의 갈천산촌 체험학교부터 구룡령 옛길이 시작되는 곳이며

괴나리 봇짐장수들은 마을 주막에서 배를 채우고 갈천약수에서 목을 축이고 나서 다시 길을 나섰겠지요

용의 기상이 뻗어내린 골짜기에서 옥처럼 맑은 약수물에서 몸을 담그고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날이 언젠가 오겠지요

 

갈천리 미치레는 홍천에서 구룡령을 굽이굽이 넘어서면 첫 마을로 맑은 물과 푸른숲, 갈천약수가 어우러진

때묻지 않은 천헤의 자연경관과 약초, 장뇌, 산삼 등을 캐는 순박한 이웃들이 모여사는 곳이다

지금의 갈천을 예전에 "치례"라 했는데, 치레를 "칠내"→"칡내"로 보고 한자로 바꾸어 갈천(葛川)이라고 했을 것이다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아니였다면 우리 민초들의 아픈 삶을 알기나 하겠어요

구룡령을 오르내린 우리의 아비 가운데 빈손은 없었을 것이며

우리의 아비들은 짐을 이거나 지거나 든 다음에야 용처럼 휘어진 굽이굽이길을 넘어 갔었겠지요?

 

 

 

 

구룡령 옛질 정상에서 1시간 정도 진행하면 "현위치 정상"이란 이정표가 나온다

우측으로는 갈천약수터로 내려가는 갈림길인 듯 한데

아마도 갈천약수터에서 올라오면 능선길 정상이라서 "정상"이란 표현을 한것이 아닐까 추측을 해 보았다

 

구룡령 옛길 곳곳에는 솔반쟁이, 묘반쟁이, 횟돌반쟁이 등 다양한 사연을 지닌 독특한 지명들이 남아 있고

희귀한 야생화와 약초, 버섯 등을 흔하게 볼 수 있단다

위장병에 효험이 있는 갈천약수, 산골분교의 정취를 지닌 갈천분교 미천골자연휴양림 등 명소들도 있으며

미천골은 절에 수도승들이 많아 공양을 짓기 위해 쌀뜨물이 하얗게 흘렀다 해서 미천(米川)골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갈천약수에서 흘러내린 물은 동해바다로 흘러가지만 삼봉약수와 방동약수에서

흘러내린 물은 내린천을 거쳐 한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서울에 사는 사람이나 홍천, 인제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물(氵)을 같이(同) 사용하는 한동(洞)네 이웃이라 할 수 있다

 

 

 

 

갈전곡봉 오름길에 만난 설화는 봄이 주는 아름다운 선물이었다

자연은 항상 기대한것 이상으로 감동을 준다

남도 사람들은 이런 아름다움을 볼 수 없겠지요 자연은 인간의 위대한 스승인 것 같다

 

 

 

 

갈전곡봉에 올라서니 이정목만이 하얀 눈모자를 둘러쓰고 있어 그냥 지나칠번한 봉우리다

이정목에 부산낙동산악회에 달아논 표지판이 없다면

현위치 갈전곡봉을 알아보기 어려울 지경이었으며 넓은 공터에 있는 돌 표지석 조차도 눈속에 가려져 있었다

 

 

 

 

갈전곡봉(葛田谷峰, 1,204m)은 인제군 기린면과 양양군 서면의 경계에 위치한 봉우리로

갈전곡봉의 원래 이름은 "치밭골봉"이라 했으며 오늘의 최고봉이다

치밭은 칡밭의 변음으니 칡넝쿨 골짜기가 있는 산이란 뜻으로 칡이 지천에 깔려 있어 불리워진 이름으로

아랫마을에 있는 개곡도 갈천(葛川)이고 마을 이름도 갈천리라는 지명이 붙을 정도로 이곳은 칡밭이었다는 이야기다

 

 

 

 

갈전곡봉 정상의 이정목에서 서쪽 방향으로 가칠봉, 응봉산, 구룡덕봉으로 산줄기가 이어진다

가칠봉(加漆峰)을 한자로 해석하면 옻칠을 했다는 의미지만

"가칠"은 모든 산지를 통틀어 부르는 우리 옛말의 "갓"의 향찰식 표기라고 한다

외진곳에 있는 산이란 뜻이며 가칠봉쪽으로 시그널이 많이 달려 있고 길도 넓고 뚜렸하여

그쪽 방향으로 빠지기 쉬우므로 알바에 주의해야 할 구간이다

삼봉약수는(갈전곡봉, 가칠봉, 응복산) 세 봉우리에서 흘러 나오는 약수라는 뜻으로 "한국의 명수 100선"에 들 정도다

 

 

 

 

구룡령의 일만골짜기가 봄 햇살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옥처럼 반짝이는 모습이 아름답다

백두대간이 아니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용(龍) 트림을 하는 것처럼 굽이굽이 흘러내리면서 잠시나마 산객의 묵은 마음을 싯어 주는것 같았다

 

 

 

 

구룡령에서 조침령까지는 약 20Km의 구간으로 가장 높은 봉우리는 갈전곡봉이다

근처에 정감록에서 말한 3둔 4가리가 위치하며

삼재불입지처(三災不入之處)라고 하여 수(水), 풍(風), 화(火)의 세가지 재난이 들지 않은 곳이라고 한다

 

 

 

 

지도상 1,016m봉우리를 통과한다 이곳의 봉우리는 이름이 붙을만도 한데 "무명봉"이다

오늘구간은 갈전곡봉외에는 수많은 봉우리가 무명봉이라죠!

누군가에 의해 이름이 지어진다면 대간길 가는 수많은 산꾼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강원도 오지의 산들은 오르면 내려가고 내려가면 올라간다

그래도 곳곳에 쉼터가 마련되어 있으며

오늘 산행기는 쓸말이 없다 그 저 올라가면 내녀간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산죽이 우거진 통나무 계단길을 내려서면 "왕승골갈림길"에 도착한다

왕승골 갈림길은 양양군 갈천리 왕승골과 인제군 기린면 조경동을 잇는 고갯마루이다

조경동(아침가리골)은 여름계곡 트래킹으로 유명한 곳이며, 왕승골의 뜻은 잘 모르겠으나

이곳 마을 사람들은 "왕새이"로 부르는 걸로 미루어 큰령(큰고개/사이골)의 뜻으로 짐작이 된다

 

 

 

 

조경동의 원명은 "아침가리"로 한자로 표기하여 아침 조(朝) 밭갈 경(耕) 자를 써서 조경동이라 한다

아침가리란 산이 높고 험해서 아침에 잠시 밭을 갈 정도의 해만 비치고

금새 져버릴 만큼 첩첩산중이라 해서 아침가리라 한다

6.25를 비롯해 모든 전란이 비껴간 산중인데 삼척, 울진지역 무장공비 침투 때

격전이 벌어져 사망자가 났던 곳이기도 하며 한 때 200여명의 주민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외지로 나가고 지금은 세 가구 세 명의 남자만 살고 있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은 오지의 땅이라고 한다

 

 

 

 

지도상 956m봉 오름길에 儒人平海孫氏之墓임을 알리는 봉분을 만난다

이 오지의 땅은 전기, 전화는 물론 이동통신도 두절되는 곳인데

어떤 사연이 있는 묘인지는 모르겠지만

산 능선에 묘 패를 한것은 대단한 정성이 아닌가 싶어진다

공덕은 쌓은 사람에게만 하늘이 내려 준다는데, 정성이 지극한 후손에게 많은 복이 내려주시길 빌어본다

 

 

 

 

전망이 확 트이는 지도상 968.1m봉은 누군가의 산행기에 "세라봉"이라 하더라

정식 명칭의 이름은 아니며 학생들이 자연과 국토사랑 교육 일환으로

계획한 이름없는 봉우리에 이름을 지어주기 위한 행사라고 한다 참으로 좋은 일이 아닌가 싶어진다

 

 

 

 

잡목으로 둘러싼 지도상 1,020m봉의 봉우리를 또하나 넘어선다

오늘은 평탄한 길을 찾아 볼 수가 없다

고도표를 보면 뽀쪽뽁족한 톱의 단면을 그려 놓은 듯한 톱니처럼 생긴 봉우리을 넘고 또 넘어가고 있다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에는 난리를 피해 숨어 살기 좋은 곳으로 강원도에서 3둔(屯) 4가리(耕)를 꼽았다

3둔은 홍천군 내면의 살둔(生屯), 달둔(達屯), 월둔(月屯)이며

4가리(耕)는 내면과 인접한 인제군 기린면의 적가리, 아침가리, 연가리, 명지가리가 그곳인 것이다

둔(屯)이라 함은 유심한 골짜기로 이어지는 깊은 골에 사람 몇이 숨어살 만한 작은 은둔처를 가리키고

가리(耕)이라 함은 화전을 일구어 한나절 밭 갈이 할만한 곳으로 삼재가 들지 않고 난세를 피해 살만한 곳을 말한다

 

 

 

 

연가리골 안부에 도착한다 연가리골의 유래는 아침가리와 연결되어 있다 해서 연가리라 하며

또는 담배 농사를 많이 지어 연경리라 불리었던 지명이 연가리가 되었다는 설도 있으며

연가리골은 현리에서 양양으로 넘어가는 418번 지방도로를 따르면 조침령 가기전 만나는 4가리의 마지막 계곡이다

 

 

 

 

연가리골 샘터는 이정목 삼거리에서 5분거리에 있다고 하는데

이정목에 거리표시가 없어 그냥 지나친다

구룡령~조침령간 백두대간 산행시 연가리골 샘터는 아주 중요한 식수보충 장소라 할 수 있다

 

 

 

 

조망이 허락하지 않는 등로에서는 수많은 생각을 몰고 온다

지도상 956m봉을 통과하는데

코팅지에 둘 산악회에서 "산님들 힘내세요"라는 글씨가 지친 산객의 마음을 달래준다

 

 

 

 

형형색색의 야생화와 괴목이 어우러져 눈을 즐겁게 한다 오늘의 명산은 이 고목나무이다

수많은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해도 이름을 가진 산이 없는 무명봉으로

하기야 6.25때도 전쟁의 손길이 미치지 않았다니 지금 우리는 얼마나 오지의 땅를 걷고 있는지 짐작할만하다

 

 

 

 

강원도 땅에 봄이 영원히 허락하지 않을것 같았던 그 도도한 기세도 어김없이 찾아 오네요

세월앞에 장사는 없다고 이곳 산정도 무서웠던 그 기운을 잃어가고

무거운 흙덩이를 밀쳐내고 고개를 내미는 파란 싹과 색색의 야생화가 봄을 단장하며 정원을 만들어 가기 시작한다

 

 

 

 

열심히 발품을 팔아서 올라서니 둘산악회 코팅지가 1,061m봉을 가리킨다

국립지리원에는 1,080m봉으로 되어 있으며

봉우리는 선답자의 시그널만 팔랑일뿐! 이곳에서 우측으로 90도 꺽어 내려가서 쉼터가 있는 봉우리다

 

 

 

 

봉우리에 올라섰다 하면 무명봉이고 여름철이면 하늘이 보이질 않을 정도다

그야말로 첩첩산중 두메산골이며

해안이나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의 깊숙한 땅을 순 우리말로 "두메"라고 하지요

 

조경동(朝耕洞)으로 불리는 마을에서는 하루 서너 시간만 해를 볼 수 있단다

마을 전체가 산에 둘러싸여 오전 9시가 넘어야 해가 뜨고

점심 무렵이면 땅거미가 지는 오지의 땅이라는 그런길을 지금 우리는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바람불이 삼거리엔 삼단으로 된 백두대간 안내표지판이 세워져 있으며

오늘 구간은 삼거리만 잔뜩 있네요

바람불이는 말 그대로 바람이 세서 붙은 이름이며 넓은 공터에 야영을 할 수 있는 장소로 제격인것 같다

 

 

 

 

바람불이 삼거리를 지나 황이리 갈림길에서 잠시 호흡을 고른다

황이리는 양양군 서면에 있는 고을로 농사짓기가 어려운 산간 오지여서 배고픈 지역이였다

흉년이 들면 곡식이 누렇게 황이 들어 귀처럼 오그라진다고 하여 황이리라고 불렀으며

이곳에서 우측으로 가면 미천골 자연 휴양림이 있는 미천계곡으로 갈 수 있고 좌측에는 진동계곡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온통 굴참나무 군락지인데 황이리 갈림길 오름길에서 내가 좋아 하는 금강송 소나무를 처음으로 만난다

황이리 미천골에는 통일신라 말기에 창건 된 우리나라 선종을 대표하는 절집이 있던 곳으로

이 절에서 쌀 씻는 물이 계곡을 온통 뿌옇게 했다는 전설에서 계곡의 이름이 미천(米川)이라 지어졌다

10세기경 갑작스런 산사태에 매몰 되었으며, 지금은 수령이 50년 이상의 활엽수가 빽빽하여 휴양림을 만들었다

 

 

 

 

구룡령~조침령구간은 그야말로 빨래판 구간으로 황이리갈림길에서 쇠나드리까지는 3개의 봉우리를 넘는다

연가리 3둔 5갈은 예로부터 흉년, 전염병 전쟁을 피할 수 있는 명당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번 가본 이는 꼭 다시 찾을 만큼 정감이 가고, 한국의 유토피아라는 말이 과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옛 조침령 고개이고,  현 쇠나드리(바람불이)고개에 도착한다

쇠나드리(우탄동(牛灘洞:)는 진흙리 동쪽 냇가에 있는 마을로 마을 안에 있는 내(川)의 여울이 급하고

바람이 세어서 소가 건너 다니기 힘들었다 하여 쇠나드리(일명 : 바람부리)라 부르며

바람부리는 본래 세 물줄기가 길을 막았다는 의미의 "세나들이"로 불렸는데

넓은 풀밭에 소를 방목하면서 "소나들이"로 바뀌었다고 하며

이곳에서 좌측은 진동리 쇠나드리로 빠지는 길인데, 이정표가 하늘을 찌를듯이 세워져 고개를 쳐들고 봐야한다

 

 

 

 

쇠나드리에서 올라서면 우주선바위 같은 곳을 지나면 성벽처럼 쌓아 놓은것 같은 봉우리를 넘어가며

나무테크가 나올 때까지는 별 특징도 없는 봉우리를 넘나든다

봄에는 흙바람, 여름에는 비바람, 가을에는 낙엽바람, 겨울에는 칼바람으로 유명하여 바람불이라 부른다고 한다

 

 

 

 

마지막 봉우리를 넘어서자 앞이 트이면서 기다리던 나무테크가 나타난다

곰배령 아래로 설피마을 운무가 피어나고 점봉산을 넘어서

설악산이 눈앞에 가까이 보이는 듯하다 이제는 진부령도 얼마남지 않았다

 

오늘은 조선시대 현종 때 이조판서를 지낸 하서 김인후((金麟厚)선생이

지은 "자연가"를 음미하는 것으로  자연에 대한 감사의 예를 표하려 합니다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靑山自然自然 綠水自然自然)

 

산도 절로 물도 절로하니 산수간 나도 절로

(山自然水自然 山水間亦自然)

 

아마도 절로 생긴 인생 절로 절로 늙사오리

(已矣哉自然生來人生自然與然老)

 

푸른 산도 자연이고 물도 자연이다 산도 자연이고 물도 자연

이 산과 물 사이에서  살아가는 우리도 또한 자연 그 것이다    

이런 자연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란 몸이니 늙기도 자연에 맡기라는 노래다

 

 

 

 

사람이 사람다운 삶을 살려면 자연의 순리를 겸허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

산을 깎고 강을 허물면 숲이 사라지고 결국 대재앙을 초래한다

새들이 떠나버린 텅 빈 자리에 사람만 남아 있을 때 과연 인간은 행복할까요

 

 

 

 

나무테크에서 내려서면 버스도 다닐만큼 넓은 비포장도로와 만난다

왼쪽길로 내려가면 진동리 방태천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길은 초침령 표지석이 있는 한계령 방향이며

양양으로 넘어가는 길에 조침령 표지석을 확인하고 되돌아와야 한다

 

 

 

 

비포장도로는 (고 김재규 사단장 재직시) 3공수부대원들에 의해 개설 되었다고 마을사람들은 증언한다

원래지명은 "반편고개" 또는 반부득고개"라 하였으며, 넘어가는 중턱에

5만여평되는 소반처럼 넓은 평지가 있어 붙여진 지명이라고 한다, 예전에

군인들이 고생하며 내어 놓은 도로가 이제는 조침령터널에 밀려 산꾼들이나 다니는 임도로 전략되고 말았다

 

 

 

 

조침령 옛 표지석은 1983~4년도에 조침령 도로를 개설한 3군단 공병여단에서 세웠다고 한다

조침령(鳥寢嶺)은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서 양양군 서면 서림으로 넘어가는 고개인데~

고개가 너무 높아 날아가는 새도 하루에 넘지 못하고 자고(寢) 넘는다 하여 조침령이라 부른다

 

 

 

 

점봉산으로 향하는 들머리에 있는 큰 표지석은 산림청에서 2007년 백두대간 이름으로 기념해서 세운 표지석이다

머리돌 뒷면에는 백두대간 조침령은 백두에서 지리까지 1400Km의 중간 지점으로 북으로는 점봉산 남으로는

갈전곡봉으로 이어지고, 영동과 영서를 가르는 분수령이며, "북부지방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 라고 씌여져 있다

 

 

 

 

조침령에서 구간 종주를 마치는 경우 왔던길을 되돌아 임도를 따라 20분정도 내려가야 한다

진동리 조침령 터널이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북쪽으로 가면 곰배령 아래에 있는

그 유명한 설피마을이 있는 곳이며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마을로 하산을 하여

우리나라 최고의 오지인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방태천에서 땀을 씻고 산행을 마무리 한다

 

◎ 산행인원 : 울~몽실님과 함께     ◎ 산행시간 : 07 : 50 ~ 16 : 40  (08시간 50분)      ◎ 날씨 :  흐림, 맑음

 

 

 

 

지금 내가 산(山)을 오르는 것은 산이 아니라, 내 자신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은 치열하게 싸워 내 자신을 넘고 싶을 뿐이며~

정작 이기고 싶은 것은 세상이 아니고, 산(山)도 아닌 자신과의 싸움일 뿐이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색소폰 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