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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간 9정맥종주▩/호남정맥(완주)

호남정맥 제2구간(슬치재~불재) 종주산행

호남정맥 제2구간 2차(슬치재 - 경각산 - 불재)까지 종주산행

◎ 산행일시 : 2015년      03월       29일       (토요일)

◎ 산행위치 : 전라북도 완주군 관촌면, 구이면 / 임실군 신덕면에 걸쳐있는 산이다 

 

◎ 산행구간 : 슬치재(17번국도) - 실치재(745번지방도) - 장재(425m) - 갈미봉(葛尾峰, 539m) - 쑥치

                      옥녀봉(579m) - 한오봉(570m) - 효관치 - 경각산(鯨角山, 659.6m) - 불재(749번지방도)

 

◎ 산행거리 : 슬치재 ~ 1.8Km ~ 실치재 ~ 3.4Km ~ 장재 ~ 1.5Km ~ 갈미봉 ~ 4.1Km

                      옥녀봉 ~ 1.2Km ~ 한오봉 ~ 1.8Km ~ 효관치 ~ 1.3Km ~ 경각산 ~ 1.8Km ~ 불재 

                      도보거리   =   약  16.9Km           실제도보거리   =   약 17.5Km

 

◎ 산행인원 : 울~몽실님과 함께     ◎ 산행시간 : 08 : 40 ~ 15 : 50  (07시간 10분)      ◎ 날씨 : 흐림, 맑음

 

            ◐ 조약봉에서 시작하여 호남 내륙을 관통하는 호남정맥(湖南正脈)이란 ?

호남정맥은 3정맥 분기점인 조약봉(鳥躍峰)에서 시작하여 호남(湖南) 내륙을 관통하여 백운산(白雲山)과 망덕산(望德山)을 거쳐

광양만 외망 포구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430Km의 산줄기를 말하며 호남정맥상에 있는 주요산으로는 최고봉인

광양 백운산을 비롯 내장산, 추월산, 강천산, 무등산, 제암산, 조계산 등의 명산이 있으며, 9정맥중에서 가장 긴 정맥(正脈)입니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곳이 없어지고, 자연을 훼손 한다면 갈곳이 없어진다

산악인은 산에 오르면 쓰레기와 추억의 사진외에는 가져오지 말고~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금수강산 발자국외에 아무것도 남기지 말자

 

 

 

 

슬치(瑟峙)는 전라북도 완주군의 상관면과 임실군 관촌면 사이에 위치한 고개이다

만경강 수계와 섬진강 수계의 분수계(分水界)를 이루고 있으며

임실,남원 등지에서 전주로 오가는 길목으로 17번국도가 지나가며 전라선의 슬치터널이 있다

 

 

 

 

슬치는 먼 옛날 도인(道人)이 비파를 뜯으며 고개를 넘어왔다 하여 비파(瑟), 고개(峙)라 하였다

하지만 다른 견해로는 호남정맥의 지맥이 뻗어 나와 완주군과 경계를 이루고

섬진강과 전주천의 분수령으로 지형이 마치 비파와 같은 형태를 이루고 있다 하여 "슬치"라고 불렀다는 설도 있다

 

 

 

 

관촌면(館村面)은 옛지명인 오원(烏院)에서 신원(新院 - 새원이라 하여 지금의 신리)을 가려면

상관문 거리를 지나야 하는데, 성문은 비상시에 파수 또는 군사기지로 쓰였으나

평상시에는 불량배나 도적들이 밤늦게 통행하는 자들에게 피해를 주어 왔으므로

이곳 선천리에서 숙박을 해야만 했다, 이른바 객사마을이었는데, 여관관(館)자를 붙여 관촌이라 하였다

 

 

 

 

봄날처럼 변화 무쌍한 날이 어디 있을까요

자고나면 변화하는 요즘의 날씨~

슬치의 아침은 운무(雲霧)가 지상의 모든 것들을 삼켜버렸다

 

 

 

 

정류장에서 슬치마을로 진입하여 마을회관 주차장에서 산행준비를 한다

슬치마을회관 우측에 사당처럼 보이는 마을정자가 있으며

앞쪽으로 보이는 통신탑을 Post 삼아 민가 사이의 포장된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이도령도 남원에 춘향이가 그리워서 슬치고개을 지나갔을 것이다

방자에게는 춘양이를 모시는 향단이가 있었듯이

오늘은 춘양전 놀이를 하면서 방자가 되어 울몽실님 꽁무니만 열심히 따라 가야겠다

 

 

 

 

농부들은 봄꽃으로 부터 한 해 농사를 준비하라는 속삭임을 듣는다

봄이 왔으니 감자도 심어야 하고, 씨앗도 뿌려야 하고

찬바람의 시샘이 아무리 매서워도 봄은 남쪽으로부터 차근차근 올라오고 있다

 

 

 

 

마을 도로와 밭을 지나서 산길로 접어드니 묘지가 일열로 도열해 있다

포근해진 날씨속에 봄기운이 땅속까지 스며들었는지

겨우내 감추었던 연한 풀꽃들이 발끝으로 전해지면서 발걸음을 가볍게 하여준다

 

 

 

 

무채색의 산은 매일매일 새로운 옷을 갈아 입고 있는 중이며

지루하지 말라고 산새들의 지저귐도 있고

발길에 사각거리는 낙엽의 울림도 오늘은 왠지 좋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나의 유년시절 우리 집에서도 이런 농사를 지었던 밭이 있었다

잠시 옛 추억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으며

앞에 보이는 408m봉의 정수리에서 마루금은 우측으로 꺾어 내려간다

 

 

 

 

408m봉에서 내려서면 자작나무가 듬성듬성 있는 평이한 등로를 타고 걸어간다

옛날부터 혼례(婚禮)를 치를 때는 화촉(華燭)을 밝힌다는 말을 한다

여기서 화(華) 자(字)는 "자작나무 화"를 뜻하며

양초가 없던 시절, 촛불대용으로 자작나무 껍질에 불을 붙여 사용한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실치재는 임실군 관촌면과 신덕면을 잇는 745번 지방도가 지나간다

슬치(瑟峙)에서 변형되어 얻어진 이름으로 보여지며

동물이동통로(Eco-Bridge)란 동물들이 오고 갈 수 있도록 끊어진 산줄기를 이은 다리를 말한다

 

 

 

 

임실군(任實郡)은 백제 때 "알차고 충실한 열매를 맺는다"는 뜻에서 유래하였으며

특산물은 벨기에 출신 지정환 신부가 1967년 임실군 임실읍 갈마리에서 치즈를 생산한 것이다

임실치즈는 국내에 최초로 개발하여 보급한 한국 치즈산업의 원조라 할 수 있으며

신선한 원유와 30년이상의 가공 기술력으로 맛이 고소하고 어린이와 노약자의 영양간식으로 매우 좋다

 

 

 

 

실치재를 지나면 정맥길은 넓은 임도를 따라 한동안 진행한다

정맥길은 산줄기만 가는게 아니며

어쩔 땐 마을과 밭 그리고 임도를 지나야 하는 것은 정맥의 분수령이기 때문이다

 

 

 

 

수레길을 따라 가면서도 자연과 대화를 하며 걸어가는 시간이다

하지만 깎아지른 절개지의 경사가 장난이 아니며

안개속에서 좌측 협곡 아래로 자리잡은 신덕면 오궁리가 눈길을 잡아 당긴다

 

 

 

 

임도와 헤여지고 참나무가 울창한 469m봉을 오른다

산을 오르고 내리는 힘든 길이 계속되지만

이런 작은 수고쯤은 자연이 베푸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만에 469m봉에 올라선다

봉우리 너머에 무덤이 한기가 있으며

앞쪽으로 갈미봉이 시원스레 바라보이지만 아직도 갈길이 멀기만 하다

 

 

 

 

지도상의 장치(長峙, 425m) 부근으로 생각하는데 확실치 않다

상관면 남관마을과 신덕면 오궁저수지를 잇는 고개이며

원시림에 가까운 무성한 잡목과 잡풀이 뒤엉켜 있고

태풍의 영향으로 쓰러진 나무들이 등로를 가로막고 있어 어렵게 통과한다

 

 

 

 

장치를 지나면 경고판이 있는 475m봉에 오른다

경고판이 있어 걸음을 멈추게 하였는데

이곳에서 폭발물 처리장이 있어 "출입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경고판을 무시하고 완만한 능선을 넘어서면 탄약창 철조망이 나타난다

휴전선도 아니고 군부대가 있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폭발물처리장으로 출입을 금지한다는 경고문에 발길과 눈길이 당황스러워진다

 

 

 

 

오늘 정맥길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갈미봉에 도착한다

넓은 공터에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으며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지 잡초가 무성하고 삼각점도 풀숲에 숨겨져 있다

 

 

 

 

갈미봉(葛尾峰, 539,9m)은 전북 임실군 신덕면 지장리에 걸쳐 있는 산으로

새마포산악회에서 걸어놓은 아크릴판이  정상임을 알리고 있었으며

산봉우리의 모양이 비가오면 갓 위에 쓰는 갈무와 같다고 하여 갈미봉이라고 한다

 

 

 

 

경계 목적으로 능선을 따라 철조망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이곳 사람들은 관촌 탄약창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정맥길은 잠시 철조망과 함께 하다가 북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헤여진다

 

 

 

 

갈미봉을 지나면서 완만한 능선길은 부드러운 육산으로 이어진다

겨울산은 나무목 사이로 지루함을 달랠 수 있어 좋으며

가야할 방향으로 옥녀봉과 한오봉이 열일곱 소녀의 가슴처럼 우뚝 솟아 있다

 

 

 

 

쑥재(380m)는 전북 임실군 신덕면 월성리와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를 잇는 고개이다

내애리(內艾里)는 쑥애(艾)자를 써서 안쪽에 있는 산골을 의미하여

골짜기 안쪽에 쑥이 많은 마을이라 하여 이곳을 "쑥재"로 부르고 있으며

신덕면 안쪽에 있는 마을을 안쑥재 즉 내애리(內艾里), 바같쪽에 마을을 외애리(外艾里)라 부른다

 

 

 

 

쑥치를 지나 무명봉을 넘어서고 두번째 봉우리인 543m봉에 올라선다

시야가 확트인 앞쪽으로 잘 정돈된 봉분이 있는데

편백나무가 묘지를 둘러싸고 있어 후손들이 조상을 잘 모시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술에 취했는지 넘어지기 직전의 이정표는 공기마을 편백숲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우측으로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로 내려서는 뚜렷한 등로가 있다

아마도 편백나무 군락지가 주변 사람들에게 제법 인기 있는 산책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공기마을 갈림길을 지나 옥녀봉 오름길이 장난이 아니다

임도와 완만한 능선을 편안하게 지나 왔는데

옥녀봉 오름길에서 제대로 된비알을 만나 땀 한번 제대로 흘려본다

 

 

 

 

작은 로프가 메어져 있는 암릉의 급경사를 오른다

옥녀를 만나기가 이렇게 힘들줄 몰랐으며

직벽에 가까운 암봉에서 돌들이 쏟아져 내릴듯한 위압감을 준다

 

 

 

 

숨을 헐떡이고 정신없이 오르면 등로 우측으로 전망바위가 나타난다

슬치(瑟峙)에서 출발하여 처음 만나는 조망터이며

바위전망대에서 고덕산으로 흘러가는 산줄기를 바라보며 잠시 한숨을 쉬어 본다

 

 

 

 

고진감래라 했건만 박무(薄霧)로 인하여 선명하게 보지 못함이 아쉬웁다

그래도 발아래 죽림리 공기마을 풍경은 한눈에 들어오지만

만덕산에서 슬치로 흘러내리는 지나온 산줄기가 보이지 않는다

흐린 조망으로 멀리까지 바라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공존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넓은 공터에 옥녀봉과 한오봉으로 갈리는 이정표가 바닥에 뒹글고 있다

생각할 시간도 없이 곧바로 옥녀봉을 향하였으며

옥녀봉은 좌측으로 떨어져 있으므로 갔다가 되돌아와 마루금을 이어가야 한다

 

 

 

 

정맥길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옥녀봉을 힘들게 올라선다

이정목에 50m라고 적혀 있었지만 훨씬 멀었으며

사방으로 참나무가 울창하여 조망을 볼 수가 없는 봉우리다

 

 

 

 

옥녀봉(玉女峰, 579m)은 전북 임실군 신덕면 월성리에 걸쳐 있는 산으로

참나무에 옥녀봉이란 아크릴판이 정상임을 알리고 있었고

돌탑옆에 삼각점이 있었지만 옥녀봉의 유래을 알 수가 없어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서야 했다

 

 

 

 

추억을 가슴에 담고 갈림길로 되돌아와 한오봉으로 향한다

옥녀봉을 다녀오는데 30분이 걸렸으며

옥녀와 놀면서 간식도 먹고 인증샷도 찍으면서 한참을 머물렀다

 

 

 

 

옥녀봉과 한오봉 사이의 안부에는 죽림리로 내려가는 삼거리갈림길이다

이정목에는 공기마을 편백숲을 안내하고 있었으며

공기마을은 옥녀봉과 한오봉에서 내려다보면 밥그릇처럼 생겼다고 해서 공기마을이다

 

 

 

 

비지땀을 흘리며 오르니 한오봉 이정표가 반긴다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한오봉이 있으며

다시 되돌아와 좌측의 경각산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지도상의 570m봉에는 언젠가 볼 수 없었던 한오봉이란 정상석이 박혀있다

전주화요산악회의 친절한 배려로 한오봉이 빛을 내고 있었으며

고덕산으로 향하는 산줄기는 그리움으로 남겨놓고 언젠가 타고 넘어가 보리라 다짐해본다

 

한오봉(570m)은 전북 완주군 상관면이 끝나고 완주군 구이면으로 들어선다

고덕산에서 분기하는 산줄기는 전주를 향해 뻗어가는데

남고산을 떨어뜨리고 보광재에서 금성산과 태봉을 낳고  완산을 지나 서산에서 끝을 맺는다

 

 

 

 

갑자기 하늘을 뒤덮은 편백나무가 나타나고 편백숲을 관통해서 오르는데 

쪽쭉 뻗은 모습이 참으로 그냥 지나치기에 아까운 풍경이다

피톤치드의 상쾌함에 퍼질러 앉아 막걸리라도 한잔하고 갔으면 하는 마음을 두고 계속 진행한다 

 

 

 

 

528m봉 오름길에 산은 인간에게 "아니 온듯 다녀가라"고 무언으로 말한다

관연 우리는 그런 메세지를 지키고 있는 것일까?

이런 가파른 오름을 통해 고통을 주는 것은 그런 메세지를 기억하라는 말이 아닐런지~

 

 

 

 

지도상의 528m봉의 바위봉에 올라 멋진 조망을 즐겨보는 호사를 누려본다

광곡저수지 아래로 광곡리 효관마을이 보이고

희미한 박무속에서도 내가 살았던 농촌의 일면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함을 느낀다

 

 

 

 

눈을 돌려 가야 할 경각산을 바라보니 쉽지 않은 오름길임을 알려주고 있다

효관치로 떨어졌다가 암봉 하나를 더 넘어야 하고

우측으로 어머니의 품과 같이 아늑하고 편안함을 주는 모악산이 아스름하게 보인다

 

 

 

 

바위암봉에서 약간의 내리막 등로를 타고 효관치로 향한다

전주는 마한시대이래 호남지방의 규모가 큰 읍으로 마한의 원산성에서 유래한다

원은 "온"의 차음이어서 백제 때에는 완산으로 불렀으며

통일신라시대인 759년(경덕왕 15)에 "완"을 의역하여 전주(全州)라고 고쳐 불렀다고 한다

 

 

 

 

효관치(孝澗峙)는 완주군 광곡리 효관마을과 임실군 신덕면 조월리를 잇는 고개로

자연마을 광곡리 효관마을에서 따온 지명으로 보여지며

옛날에는 민초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던 삶의 애환이 담겨있는 고개였으리라 생각한다

 

 

 

 

효관치를 지나면서 경각산을 오르는 된비알이 시작된다

고개를 땅에 숙인 후  무상무념으로

오로지 올라가야 한다는 일념으로 비지땀을 흘리며 올라간다

 

 

 

 

아슬아슬한 된비알에 안전시설이 없는 상당히 위험한 암릉구간이다

꽃샘 추위로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땅이 버석버석 하여

앞서 가는 사람에 의해서 돌맹이가 굴러 내릴 수 있으므로 조심하여야 한다

 

 

 

 

얼마나 올랐을까 석문 형태를 갖추고 있는 암벽을 통과한다

나무뿌리와 돌부리를 부여잡고 용트림을 하였으며

산은 힘들게 오르는 만큼 멋진 조망으로 보상을 해주는게 산이 아니던가

 

 

 

 

경각산을 오르는 암릉 좌측으로 신덕면 월성리 들판이 보인다

들판의 젖줄인 월성저수지가 산자락에 있으며

사방으로 둘러싸인 협곡에 마을과 들판의 풍경이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한발 두발 걸어서 바위전망대에 올라와 화이팅을 외쳐보는 시간이다

옥녀봉에서 한오봉을 거쳐 지나온 산줄기기 한눈에 보이며

전망이 좋은 바위에서 가방을 내리고 막걸리와 간식으로 허기와 목마름을 달래본다

 

 

 

 

지나가는 길손이 잠시 쉬어 가기에 적당한 바위전망대가 아닌가 싶어진다

박무로 인해 선명한 마루금을  보지 못함이 아쉬움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흐린 조망이나마 가슴에 담을 수 있으니 그것으로 만족한 시간이 되었으리라

 

 

 

 

뒤쪽으로 오늘의 최고봉인 경각산이 성벽처럼 아름답게 다가온다

흘러내리는 산자락은 황진이의 치마폭처럼  보이며

황진이의 치마자락을 부여잡고 올라 간다고 생각하니 설레이는 마음이다

 

 

 

 

본격적으로 경각산 오름길이 시작되고 로프도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황진이의 치마자락이 만만치 않았지만

인내를 극복하며 된비알을 오르면서 많은 추억을 만들면서 올라간다

 

 

 

 

경각산(鯨角山)은 고래뿔산이라 하여 정수리에 전위봉으로 611m봉이 형제봉처럼 자리하고 있다

바위전망대와 경각산 안부에서 정각사로 내려가는 하산길을 보지를 못하였는데

경각산 서쪽 산기슭에 자리한 정각사(正覺寺)는 올바르게 깨달음을 얻는 사찰이라는 뜻으로

고려시대에 창건되었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서산대사가 중창하였으며

후백제 견훤(甄萱)이 전주에 도읍지를 정하고 천도와 국가번영을 위해 기도한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각산은 오늘 구간의 최고봉으로 정상에는 넓은 헬기장과 이동통신 중계탑이 있다

삼각점은 한쪽 바위부분에 세워져 있어 확인을 못할 수도 있으며

물줄기는 서쪽은 구이저수지와 삼천을 통하여 만경강으로 동쪽은 옥정호를 통하여 섬진강으로 흘러든다

 

 

 

 

경각산(鯨角山, 659.6m)은 전북 완주군 구이면과 임실군 신덕면 경계에 위치한 산으로

고래등에 난 뿔처럼 생긴 산이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며

산 아래 광곡리 마을에서 바라보면 두 개의 바위가 마치 고래의 등에 솟아난 뿔의 형상이라고 한다

 

 

 

 

경각산은 신라 말 견훤이 나라를 일으켰던 근거지인 모악산을 마주보고 있고

전주시가지와 구이저수지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며

모악산이 부드럽고 여성적인 산이라면 경각산은 이름 그대로 남성적인 느낌을 주는 산이다

 

 

 

 

경각산은 모악산의 명성에 가려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찾지 않은 호젓한 산이다

또한 한 때 귀신이 붙었다 하여 등산객의 발길이 뜸했었으며

그러나 호남정맥 종주팀들 사이에 알려지며 전성기를 맞게 되었지만

아쉽게도 정상에서 울창한 수림으로 주변의 조망을 볼 수 없어 곧바로 하산을 하게된다

 

 

 

 

경각산 정상에서 평이한 등로를 타고가면 산불감시탑옆을 통과한다

삼각점이 있는 곳을 산불감시초소옆 바위로 알고 있었는데

집에와서 확인을 하여보니 무인산불감시카메라탑 옆의 바위에 삼각점이 있다고 한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에 단골로 등장하는 분재같은 소나무 한 그루를 만난다

값으로 따지면 수천만원이나 할 법한 소나무로 보여지며

이런 첩첩 산중에서 작태를 뽐내며 호남정맥을 종주하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불재로 내려가는 길에는 노송들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

그윽한 솔향기를 마시며 615봉을 넘어가면

정상에서 보지못한 모악산과 구이저수지를 볼 수 있는 바위전망대가 나타난다

 

 

 

 

경각산은 머리에 뿔이 난 동물의 수컷, 또는 해중대어(海中大魚)로 강인한 남성을 상징한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구이저수지와 풍요로운 들녘을 가운데 두고

마주보고 있는 경각산을 아버지 산, 모악산은 어머니 산이라 부른다

경각산(鯨角山)이 풍요로운 들녘을 감싸 안은 아버지 산이라면 모악산은 인자한 어머니 산인 셈이다

 

 

 

 

우측으로 전주의 진산인 모악산은 안개를 덮고 있지만 산세만큼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호남정맥이 아니면 다시 찾아올 기회가 없기에 한참을 머물렀으며

건너편으로 치마산을 오르는 다음 구간에서 다시한번 만날 수 있기를 바래보는 시간으로 남겨본다

 

 

 

 

느긋하게 조망을 즐기고 평이한 등로를 타고 불재로 내려간다

경각산 서쪽 산기슭에 정각사(正覺寺)가 있는데

산경표에는 경각산이 정각산으로 되어 있는 것은 정각사에서 연유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오늘의 날머리인 "불재"가 얼마남지 않았다

다음주에 가야할 치마산을 쳐다보며

묘지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진행하면 불재에 내려서게 된다

 

 

 

 

불재는 완주군 구이면과 임실군 신덕면을 연결하는 749번 지방도가 지나간다

풍수지리학상 이곳에 불무혈(佛舞穴)이 있어 불재라 부르며

한자로는 화치(火峙)로 표기하는데 묘하게도 불재에는 숯가마가 들어서 불의 기운이 꿈틀거린다

 

 

 

 

열심히 걸어오면서 만들었던 추억을 가슴에 묻고 두 번째 구간을 마루리한다

멀고도 길었던 하루의 여정을 산에서 만들었던 추억들이 즐거웠으며

이 포토산행기가 후답자에게 활력의 기폭제가 되기를 바라면서 흔적을 남겨본다

 

◎ 산행인원 : 울~몽실님과 함께     ◎ 산행시간 : 08 : 40 ~ 15 : 50  (07시간 10분)      ◎ 날씨 : 흐림, 맑음

 

 

Love / Guido Negraszus